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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용이 형님'도 긴장하는 미래의 안방마님…삼성라이온즈 포수 이지영

이지영이 삼성의 미래 안방마님을 꿈꾸며 경산볼파크에서 훈련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이지영이 삼성의 미래 안방마님을 꿈꾸며 경산볼파크에서 훈련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는 국내 프로구단 최초로 3관왕에 오르며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그 원동력 중 하나는 새로운 얼굴의 발굴이다. 2군에서 실력을 키운 선수들이 위기 때마다 1군에 올라와 활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삼성은 올해 차세대 주역 육성에 더욱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인재 육성의 로드맵에 따라 2군 코치진을 대거 늘리며 '제2의 배영섭' 찾기에 나섰다. 굵은 땀방울로 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는 미래의 사자들을 만나본다.

(1)포수 이지영

이지영(26)은 지난해 9월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삼성에 복귀했다. 곧장 국가대표로 뽑혀 파나마에서 열린 제39회 야구월드컵(2011년 10월 2~15일)에 출전한 이지영은 지금 경산볼파크서 또 한 번의 시작을 향해 담금질하고 있다.

"군 제대로 근심이 없어졌습니다. 이젠 오로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이지영은 오전 8시 30분 경산볼파크로 출근, 오후 4시까지 계속되는 팀의 군 제대 및 재활군 훈련에 참가해 임진년 흑룡의 해, 용처럼 비상할 모습을 상상하며 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 삼성이 이지영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주전포수 진갑용이 있지만, 그를 뒷받침할 백업 포수를 찾아야 한다는 당면과제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채상병, 현재윤, 이정식 등이 대기 중이지만, 좀 더 확실하고 믿음이 가는 미래의 안방마님으로 이지영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때 "이지영보다 뛰어난 포수가 있다면 데려오고 그렇지 않으면 뽑지 말라"고 주문했고, 삼성은 포수를 뽑지 않았다. 이 말을 간접적으로 들은 이지영은 주어진 기회를 잡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2004년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경성대에 입학한 이지영은 공격형 포수로 국가대표팀의 안방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주목을 받은 기대주였다. 동기 고창성(두산)과 4년간 호흡을 맞췄고, 두 해 선배 장원삼(삼성), 김기표(LG)의 공을 1학년 때부터 받았다. 2005년 제60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 대회서 팀의 우승을 이끌며 수훈상을 받은 이지영은 대학추계리그서도 우승에 공헌하며 경성대의 대학 평정에 힘을 보탰다. 장원삼, 김기표의 졸업으로 전력 공백이 생긴 2007년엔 전국대학야구 추계리그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타점왕에 올랐고 그해 대통령기 전국야구에 전 경기에 출장하며 우승에 공헌했다. 2005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야구월드컵서 한국의 준우승을 일군 이지영은 2007년 신인드래프트서 높은 순위 지명을 기대했으나 끝내 어느 팀에서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수비가 약점으로 꼽히며 프로구단의 외면을 당한 것이었다.

2008년 신고 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그는 훈련에만 매진했고 2009년 정식 계약으로 삼성 소속 선수가 됐다. 그해 1군 무대(23경기 6안타 4타점 타율 0.214)를 밟았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그때는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 그라운드 등 모두가 낯설었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밀려들었지만 보여줄 게 없었다."

이지영은 상무서 자신을 괴롭힌 수비 약점을 메우는데 온 정성을 다했다. 이제는 정확하지 못했고 느리기만 했던 2루 송구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대학시절 슬러거로 주목받았던 이지영은 프로서 살아나가는 데 주력하느라 버렸던 장타 본능을 일깨우고 있다. "상무서 100안타 이상 쳤지만 맞히는 것에만 신경을 써 홈런 수가 적었다"는 이지영은 "팬들 앞에 서면 투수 리드 등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호쾌한 공격력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프로필

이름 : 이지영

생년월일 : 1986년 2월 27일

포지션 : 포수(우투우타)

키'몸무게 : 178cm/83kg

출신교 : 제물포고'경성대

프로입단 : 2008년(삼성 신고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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