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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문란하다며? 이제 왕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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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문란하다며? 이제 왕따야"

"제가 'XX(성적으로 문란한 여성)'라고 소문이 났어요. 왕따를 당할 것 같은데 어쩌죠."

학생들의 '왕따' 양상이 또래를 학대하고 때리는 정도를 넘어 성적 약점을 잡거나 성폭력하는 정도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포털 사이트의 고민 게시판 등에는 '나를 XX로 몰며 왕따시키려고 한다'는 고민을 털어놓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와 있다.

A(16·중학 3년)양은 "남자인 친구와 성관계를 했는데 반 친구에게 메신저로 '너 친구랑 ㅅㅅ(성관계)했다며? 너 이제 학교 오면 끝이야. 소문 쫙남'이라는 쪽지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이 학생은 친구가 앞으로 왕따 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왕따를 당할 것 같다. 전학가야 하나'며 불안해 했다.

대전에 사는 B(16)양은 "같이 놀던 친구들이 어느 날부터 나를 괴롭히기 시작하더니 술을 많이 먹이고 남자애들에게 보내 성관계를 하게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 후 B양은 또래 남학생들에게 '소문을 내겠다'는 협박과 함께 성관계를 요구당했고,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해를 입을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성관계를 가졌다고 했다.

청소년들의 성관계는 비단 어제오늘 문제는 아니다.

올해 2월 여성가족부가 전국 초등 5학년∼고교 3학년생 1만85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소년 유해환경접촉 종합실태에 따르면 청소년 3.2%는 성관계 경험이 있으며 첫 경험 연령은 평균 15.6세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어린 나이에도 무분별하게 성관계를 갖는 것과 성폭력을 자행하는 것은 모두 잘못된 성 의식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한 성 상담소 관계자는 "학생들 주변에 퍼져있는 유해환경과 폭력적 음란 동영상 등이 학생들에게 잘못된 성 의식을 심어주고 폭력에 무디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자가 여러 이성과 성관계를 갖는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고, 여자는 수치스럽고 감춰야할 일'이라는 20세기 편견이 건재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왕따와 성폭행이 이른바 '일진'으로 불리는 일부 그룹에만 한정됐다면 최근에는 학생 그룹을 불문하고 퍼져있다.

한 성문제 상담소 관계자는 "만나보면 평범한 아이들이 그룹을 지어 어울리는 과정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고 했다.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은 예사고, 생일 축하를 핑계로 마구 때리는 이른바 '생일빵'으로 외상을 입히기도 하는 등 평범한 학생들의 놀이문화도 폭력적이다 보니 친구를 성적으로 학대하는 또다른 폭력이 파생한다는 것이다.

대전성폭력상담소 이현숙 소장은 "피해 학생은 자기가 당하는 것이 폭력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지만 '성' 폭력이라고는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타율적으로 변한다"며 "가해 학생들이 시키는 대로 하게 되면서 성적으로뿐 아니라 매사에 자기 결정권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결정권 상실은 이런 폭력이 발생하는 원인이기도 하다"며 "부모나 교육 당국이 학생들에게 시키는 것만 하라고 강요하는 우리 문화에서 탈피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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