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韓·中 FTA, 서두르지 말고 충분히 논의해야

지난 9일 한'중 정상이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협상 개시에 합의해 국내 절차가 곧 시작된다. 2004년 양국이 FTA에 대해 민간 공동 연구를 하기로 합의한 지 8년 만이다. 세계 2위 경제 규모로 우리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FTA는 기존 어떤 FTA보다 파급 영향이 훨씬 크고 광범위할 것으로 보인다.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해 반기는 분위기지만 FTA 피해의 직격탄을 받는 농민과 영세 중소기업인 등은 시름만 깊어지게 됐다.

한'중 수교 20년에 이뤄질 FTA는 중국 시장 선점과 경제 영토 확장의 경제적 실익이 있다. 또 FTA는 북한 김정은 체제 출범에 따른 불안한 한반도 정세에서 중국의 일방적인 북한 감싸기나 예기치 못한 도발 등을 견제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되는 등 정치 안보적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 수출국이자 남북 대치의 우리로선 둘 다 무시할 수 없는 현실적 이유다.

한'중 FTA가 되면 국내총생산 2.72%, 수출 4.28% 증가가 기대되나 수입도 4.93% 늘 전망이다. 그러나 농업 분야는 경쟁력이 취약해 피해는 뻔하다. 농업 비중이 큰 경북은 더욱 그렇다. 경북도는 한'중 FTA로 쌀을 제외한 전 품목의 관세가 10년에 걸쳐 없어지면 2020년의 농업생산액은 2005년 기준(35조 원)의 25%인 7조 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EU FTA의 2천억, 한'미 FTA 7천억 원에 비교되지 않는 규모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이 "전체 농산물의 20%를 '민감 품목'(쌀 마늘 고추 등)으로 양허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중국과의 FTA 협상은 없다"고 한 이유일 것이다.

FTA 효과는 주로 대기업 등 특정 분야에 쏠렸다. 이번엔 이런 폐해를 최소화하고 농업 등 피해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충분한 국민 여론 수렴, 국민 동의 위에 이뤄져야 한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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