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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업체 횡포에… 평화롭던 산골 소송 회오리 '쑥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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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사전협의 한번 없이 농로 통해 중장비 마구 옮겨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어찌 이런 일이 다 있습니까. 조상 대대로 지켜온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것도 죄인가요. 조용히 농사일이나 하며 행복하게 살 권리도 없나요."

봉화의 첩첩산중인 상운면 신라리 마을은 최근 3년 사이 광산개발업체가 마을 인근 임야에 채광을 위한 진입을 시도하면서 쑥대밭이 됐고, 민심은 흉흉해졌다.

경기도 의정부의 A업체는 2009년 3월 경상북도로부터 상운면 신라리 마을 뒷산에 운모 광산 채광계획인가를 경북도로부터 받은 뒤 군이 소유한 산지 전용 허가를 받아 마을 농로 진입을 시도했다. 이때부터 마을과 업체 간 갈등이 시작됐다. 양측이 소송까지 제기하며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농로 사용 및 진입도로 개설, 사유지 매입 여부 등을 두고 주민들과 업체 간 주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마을에서 광산까지 약 1.4㎞ 구간 중 800m는 폭 3m의 농로였고, 220여m는 사유지(지적도상 도로 포함), 110m는 군 소유 임야였다. 하지만 A업체는 농로뿐 아니라 사유지(8필지) 매입 문제도 해결하지 않은 채 덤프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 농로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주민들과 갈등이 빚어진 것이다.

특히 현재 측량해 놓은 지적도상 도로폭은 곳곳이 1m가량으로 좁아 사유지를 매입하지 않고는 도로 개설은 물론 차량통행이 불가능한 곳으로 파악됐다.

A업체는 채광계획인가를 받은 뒤 진입도로로 사용하기 위해 광산 입구에 있는 봉화군 소유 임야(1천683㎡)에 산지 전용 허가(2009년 3월 9일~2012년 2월 25일까지)를 받아 마을 앞 농로를 통해 수차례 진입을 시도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A업체는 도로폭이 좁아 중장비 통행 등이 어렵자 사유지 논밭으로 통행하는가 하면 일부 묘목을 다른 곳으로 옮겨심기도 해 주민들이 군청에 신고하는 등 말썽을 빚었다는 것.

사정이 이렇게 되자 봉화군도 곧 만료될 예정인 군 소유 임야 1천683㎡에 대한 A업체의 산지 전용 허가 연장신청에 대해 '주민 반대, 진입로 미확보' 등을 이유로 불허했다.

주민들은 "마을과 사전 협의도 없이 개발허가를 받은 업자가 최근 통행방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근거로 '재산을 가압류하겠다. 협조하면 개별로 취소해 주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농로가 농사 지으라고 만든 것이지 논밭을 훼손해가며 광물 수송 차량들이 다니는 곳이 아니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A업체는 2010년 5월 주민들을 상대로 통행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낸 데 이어 지난해 2월에는 주민 대표 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며, 주민들은 마을 기금을 들여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매년 해오던 노인잔치나 야유회 등 마을 단합행사는 물론 농사일도 제대로 못한 채 업체, 군청 등과 대립하거나 대응하느라 마을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된 상황이다.

최근 A업체로부터 광산개발허가권을 넘겨받은 B업체 관계자는 "A업체로부터 회사를 인수했고, 법적 소송 문제까지 위임받았다"며 "당시 광산개발을 위해 중장비로 농로를 이용해 진입하려 했으나 농민들이 막는 바람에 광산개발에 차질이 빚어져 법적 문제를 삼았다. 현재는 농로를 이용한 진입에 어려움이 있어 우회도로 개설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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