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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영호남 유교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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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차원을 넘어 종교화된 유교는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신라 설총과 최치원, 고려의 안향과 정몽주로 맥을 이은 유학은 조선의 통치철학이었다. 길재, 김숙자'김종직 부자, 김굉필, 조광조 등의 계보도 생겼다. 조선 유학은 사제와 교우 등 촘촘한 인적 관계망을 형성, 조선 사회를 연결했다. 지리, 교통이 불편한 영호남도 그랬다.

이런 유학 측면에서 올해 내륙 초광역개발권 사업에 참여하는 경북의 구미'경산'영천시, 고령군과 전남의 나주시, 장성'담양'화순군의 인연은 오래고 남다르다. 신라 유학을 대표하는 설총이 경산 태생이고, 조선으로 고려 유학을 전한 정몽주는 영천이 고향이다. 조선 유학을 시작한 길재는 구미(선산) 사람이다. 그 뒤를 김숙자'김종직이 이었다. 고령은 당대 유학의 조종(祖宗)이란 평을 받는 김종직 종택이 있고 후손들이 사는 곳이다.

영남 유학과 전남 4개 시'군의 본격적인 인연은 김종직의 제자인 김굉필이 평안도 유배 때 아버지를 따라온 조광조를 가르친 것을 계기로 엿볼 수 있다. 조광조의 제자 양산보(梁山甫)는 담양 출신이다. 그는 조광조가 1519년 기묘사화로 사사(賜死)되자 벼슬을 버리고 낙향, 소쇄원을 만들었다. 조선 3대 인공정원의 하나가 된 소쇄원은 영호남 등 많은 문인 학자들의 교류터가 됐다.

양산보는 또 이웃 고을인 장성 출신의 김인후(金麟厚)와 교유했다. 김인후는 김굉필의 문인이자 의성 사람인 김안국의 제자였다. 김인후는 나주에서 태어나 이황의 제자가 된 기대승(奇大升)과 교유했다. 이황과도 교유했던 김인후는 기대승과 이황의 학문 논쟁에도 참여, 기대승에 동조했다. 설총, 정몽주와 함께 김인후는 호남 인물 중 유일하게 성균관 문묘에 18현(賢)으로 배향됐다.

조광조는 화순과도 관계 있다. 조광조의 친구인 양팽손(梁彭孫)이 화순 사람이다. 그는 사화로 조광조가 화순에 귀양 와서 사사되자 시신을 거두었다. 사화로 벼슬을 버린 그는 고향에 학포당을 지었고 은행나무를 심었다. 이 나무는 기묘사화로 벼슬에서 물러난 학자들이 나주에 지은 금사정(錦社亭)의 동백나무와 함께 500년 전을 증언하는 흔적이 되고 있다. 화순엔 조광조와 양팽손을 기리는 죽수서원도 있다. 이런 사연을 가진 곳이기에 대구경북연구원 등 3개 영호남 연구기관이 영호남 상생발전 방안을 마련한다는 소식에 관심이 간다.

정인열 논설위원 oxe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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