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무관용 원칙 적용되어야 할 금융범죄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금융범죄 처벌 강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위원회는 12일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증권 및 교통범죄 양형 기준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어 금융범죄 처벌 수위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달 마련된 양형 기준안은 금융범죄를 사기죄와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수위를 높였다.

주가 조작이나 내부자 거래 등 금융범죄는 수많은 선의의 피해자를 낳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금융범죄에 대해 최대한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은 금융범죄에 대해 유난히 온정적이었다.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비율이 11.6%로 형법 위반(22.2%)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집행유예 비율은 31.7%로 형법(24.9%)보다 크게 높았다.

법원의 이 같은 온정적 자세는 외국인에게도 이해 못 할 일로 비치고 있다. 대법관 출신인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외국인 최고경영자들로부터 '왜 한국은 대기업 오너들의 회계 부정에 관대한가'라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 것은 이를 잘 말해준다. 금융범죄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은 이런 미약한 처벌에도 원인이 있다. 기업 경영진과 대주주가 개입된 주식 불공정 거래는 2008년 7건이 적발됐으나 2010년 21건, 작년에는 34건으로 3년 만에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처벌 수위가 낮다 보니 '걸려도 남는 장사'라는 인식이 심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는 금융범죄를 근절할 수 없다. 앞으로 법원은 금융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 가혹하리만큼 엄한 처벌을 해야 한다. 아울러 증시 관련 범죄의 적발률이 10%도 안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금융 당국의 감시'조사 시스템도 획기적으로 보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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