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나무 벤치에 앉아있노라니
참새 몇 마리 푸르르 날아와
함께 놀자 한다
너무 좋아서
깡충깡충 뛰며 기뻐하는 것을
작약(雀躍)이라 했던가
내 살면서 그런 적 있던가
뒤에 숨기를 좋아했고
늘 시무룩했다
아,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딱 한 번이라도
참새처럼 뛰고 싶어라
무진장한 시간 거의 소진해 놓고
이제 동동거린들
무슨 수로 그 기쁨 만날까
간결한 언어로 삶의 의미를 전하는 임강빈 시인의 시입니다. 팔순이 넘은 시인께서 '작약'이라는 말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계시네요. 평소에 우리가 별 뜻 없이 사용하는 작약(雀躍)이란 말, '참새처럼 뛴다'는 말이 처음 듣는 듯 새롭습니다.
너무 좋아서 참새처럼 깡충깡충 뛰는 기쁨이 우리 삶 어느 한 편에 있었을까요. 텔레비전 축구 중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둘 때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그것일 것입니다.
우리 삶은 스포츠가 아니라서 한 번에 승부가 나지 않으니 환호작약할 일도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저렇게 통통 뛰며 삶을 경쾌하게 부리는 참새 몇 마리가 부러운 것이겠지요. 비록 시간이 방앗간 마당의 참새처럼 많다고 해도 말입니다.
시인·경북대 교수
댓글 많은 뉴스
대통령실, 추미애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 공감"
지방 공항 사업 곳곳서 난관…다시 드리운 '탈원전' 그림자까지
김진태 발언 통제한 李대통령…국힘 "내편 얘기만 듣는 오만·독선"
李대통령 지지율 54.5%…'정치 혼란'에 1.5%p 하락
"차문 닫다 운전석 총기 격발 정황"... 해병대 사망 사고 원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