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승모드 증시, 지나친 외상거래 안돼

금융계 최저보증금 상향 조정, 가계부실 확대 우려 선제대응

국내 주식 시장이 다시 상승 모드로 진입할 모양새를 보이자 신용융자 거래가 크게 늘고 있다. 속칭 외상거래인 신용융자 거래가 늘자 금융당국이 선제 대응에 나섰다. 신용거래 최저보증금을 상향 조정하기로 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19일자로 신용거래 최저보증금을 종전 40%에서 45%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일부 종목은 최저보증금률을 50%로 적용했다. 새로 신용거래를 하는 고객이 대상이고, 기존 신용으로 매수한 경우 종전 최저비율이 적용된다. 기존 종목을 상환하고 재투자하는 경우 상향조정된 비율을 따라야 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금융감독원이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각 증권사에 신용융자를 자발적으로 축소해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5조2천618억원으로 지난해 말 4조4천411억원에 비해 8천억원 이상 늘었다.

금융당국의 선제 제동은 가계대출 급증과 맞물려 신용거래가 가계부실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협회도 다음 달 1일까지 신용거래 모범규준을 만들기로 해 증권업계의 신용거래 제한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신용거래 최저보증금률은 각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모범규준은 참고사항이지만 대부분 이를 준용한다. 일부 증권사는 협회의 규준 제정 시기에 맞춰, 일부는 내규 변경기간 등을 고려해 4월 중순부터 신용거래를 제한할 방침이다.

증권사가 신용융자 거래를 하는 이유는 주가 상승 시 투자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100만원짜리 주식을 매입한 뒤 주가가 110만원이 되면 수익률은 10% 수준이다. 그러나 신용융자 거래로 같은 거래를 했다면 원금 40만원 대비 수익률은 25%가 된다.

신용융자 거래가 늘어났다는 것은 향후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잇따른 코스닥시장의 테마주 열풍이 우려스러운 수준에 이르자 금융당국이 선제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7조원에 육박했던 신용융자 거래 잔액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불거진 9월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다 최근 다시 늘었고 특히 개인 투자자가 많은 코스닥시장에서 신용융자 거래 규모가 1조8천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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