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훌륭한 일터, 재미난 직장을 만들자

사람들은 누구나 가족들과의 행복한 삶을 꿈꾸며 열심히 일한다. 일터는 가정과 더불어 일생을 꾸려나가는 토대이자 근간이 되는 장소이며, 사회가 발전 되어 갈수록 가족들보다 직장동료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IMF 금융위기 이후 일상화되어버린 구조조정과 성과 중심의 경영 체제에서 발생하는 고도화된 개인역량 평가, 동료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일터는 무한 경쟁의 전장으로 변해 점점 삭막해져 가고 있다. 고도의 재무적 성과에만 치중하는 무한 경쟁의 일터에서는 상하 간, 동료 간 불신이 팽배하게 되며 신뢰의 벽이 무너져 구성원들의 창의적인 업무 수행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최근 들어 경영에 인문학적 접근 방식을 중요시하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의 주요 CEO 역시 MBA 출신보다는 인문학을 전공한 CEO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영자들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으며 미국의 로버트 레버링에 의해 '훌륭한 일터'(Great Work Place)라는 개념이 태동되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노동 전문기자로 기업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던 레버링이 제시한 훌륭한 일터는 신뢰, 자부심, 그리고 재미다. 훌륭한 일터란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상사와 경영진을 신뢰하고 자기 일과 조직에 자부심을 가지며 회사 구성원들 간에 일하는 재미가 넘치는 곳을 뜻한다.

IMF와 더불어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한계에 다다른 직원들의 사기를 감안 할 때 훌륭한 일터는 여유로운 몇몇 기업의 한가한 얘기가 아니라 모든 기업이 당면한 시급한 과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훌륭한 일터를 토대로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1998년부터 매년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선정해 오고 있다.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선정되는 것이 사회로부터 높은 윤리성과 도덕성을 갖춘 기업으로 존경받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2002년부터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선정해 오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농림수산식품부에서 2011년 즐거운 일터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훌륭한 일터 조직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뢰가 형성되어야 한다.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노력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원칙과 기준을 투명하게 해야 누구나 그 결과를 인정하고 수용한다. 성과가 우수한 직원에 대한 특별 포상뿐만 아니라 누구나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면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보상시스템과 직원의 믿음이 필요하다.

또한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느라 가정생활에서 소외된 가장들이 가족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가정친화적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가장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 훌륭한 일터를 완성하는 것이 재미다. 일하는 재미는 직원들 간에 관심과 배려, 친절, 공동체 의식으로 함께 일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일하는 재미가 높은 조직은 구성원들이 서로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관계 속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생동감이 넘치는 일터가 된다. 서로의 성공을 축하해주고, 웃음과 유머로 동료들과 즐길 수 있고, 서로에 대한 관심으로 개개인의 창의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직장 분위기가 조성될 때 재미있는 일터, 훌륭한 일터가 완성되는 것이다.

일터는 단순히 일만 하는 곳이 아니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삶의 공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기업문화, 조직문화에 맞는 훌륭한 일터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 공정하고 공평한 가치의 추구, 배려와 협력이 넘치는 재미있는 일터가 행복한 삶을 실현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정진용/경북지방우정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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