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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요양원 어르신 15년째 사랑의 가위손 봉사…이화선 써니의 미용봉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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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손질된 어르신들 머리를 보면 내 마음까지 다듬어진 것 같아 즐겁습니다."

15년째 요양원을 찾아 이'미용봉사로 '가위손 천사'라는 칭송을 받고 있는 이화선(46) 씨는 매주 수요일이면 미용도구를 챙겨 집을 나선다. 이달 4일은 청도 하나요양원에 미용봉사를 나가는 날이었다. 이곳에서 이 씨는 7년째 미용봉사를 해오고 있다.

이 씨는 처음부터 미용봉사를 한 것은 아니다. 1997년 지역의 한 복지관을 찾아 밑반찬과 도시락 배달봉사를 하던 중 복지관 관계자가 이'미용봉사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을 보고 평소 친분이 있는 미용실 원장을 설득해 미용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 후 이 씨는 봉사활동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04년 미장원원장과 주부 등 회원 15명이 함께 '써니의 미용봉사단'을 만들어 이끌면서 더욱 활발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봉사활동 시작 몇 개월 만에 힘에 부친 봉사자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손을 놓아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때 미용기술은 없지만 미용봉사회를 돕겠다는 후원자가 생기면서 활력을 되찾았다. 그 후 정기휴무일 외에도 틈나는 시간이면 봉사활동에 재미를 붙여 15년 동안 함께해온 복지시설만도 대구경북 일대 30곳이 넘는다. 또한 이웃을 위한 지속적인 봉사활동으로 각종 시설에서 받은 표창과 감사패가 집안에 가득할 정도다.

이 씨의 봉사활동은 시설 외에도 홀몸어르신 및 저소득가구를 방문, 미용 봉사활동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대구 동구 일대 동과 번지 수만 대면 '빨강 대문 집 할머니', '파랑 기와집 할아버지' 이름을 줄줄이 꿸 정도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대학생이 주축인 '땀방울봉사단'(경북대 봉사활동 동아리)에 미용기술을 가르치기도 한다.

이 씨는 몇 해 전 대구의 한 요양병동에서 임종을 앞둔 팔순의 할머니가 "이 선생님이 꼭 성공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남기고 돌아가셨다"는 말을 전해 듣고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 씨는 가위질을 하고 온 날이면 다리가 퉁퉁 붓고 숟가락 들 힘도 없을 만큼 지치지만 방문시간이 조금만 늦어도 걱정해주는 어르신들이 있어 이 일을 멈출 수 없다고 한다. "봉사에 미친 여자라는 쑥덕거림도 이젠 정겹게 들린다"는 그녀를 이 시대 진정한 천사라 부르고 싶다.

글'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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