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화가 정태경은 최근 20년 이상 살던 상주의 작업실에서 대구 방천시장 주변으로 작업실을 옮겼다. 그러자 그림 속의 풍경들도 시골길에서 퇴락한 도심으로 바뀌었다.
이제 작가는 친구의 집을 찾아 헤맨다. 친구를 찾아가는 그 길에 보이는 풍경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도시의 구석진 풍경들이다.
"주변 풍경이 바뀌었으면 그림도 바뀌는거죠. 현대인이 잊고 지내는 도심 길의 풍경을 그려봤습니다."
낮은 단층의 주택들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골목으로 이어지는 길은 좁지만 정겹다. 저 골목을 돌아서면 금세 친구의 집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정태경의 작품에는 '선'이 탁월하다. 서양의 재료를 사용하지만 그 속에는 우리 고유의 선이 살아 있다. '드로잉'으로 보이는 그 선은 거침없이 우리 산하를 표현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똑같은 풍경을 단순화해 각기 다른 색과 선을 사용한 실험을 보여준다. 같은 풍경의 변주들이 흥미롭다.
작가는 페이스북 친구들의 얼굴도 그려 전시한다. 친구의 개념을 온라인 상의 친구로 확대한 결과물이다. 이제 친구를 찾는 길은 도심의 길이 아니라 마음의 길을 떠다녀야 할 것 같다.
전시는 20일까지 토마갤러리에서 열린다. 010-3512-8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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