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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이책!] 그림으로 읽는 조선 여성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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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조선 여성의 역사/강명관 지음/휴머니스트 펴냄

'양(梁)나라 여자 고행이 남편이 죽은 뒤 개가하지 않자 양나라 왕이 정식으로 폐백을 보내 첩으로 들이려 했다. 고행은 일부종사(一夫從事)의 의리를 말하며 자기 코를 잘라버렸다.'

조선 여성들의 교과서인 '삼강행실도' 열녀 편은 여성들이 한 남성을 위해 자신의 신체나 생명을 포기하는 내용이 전부다. 개가를 강요하거나 성폭력 위협에 처했을 때 자신을 희생하며 저항하는 걸 미덕으로 여긴다.

유교적 가부장제 아래에서 여성은 남성에 대한 성적 종속성을 지킬 것을 강요받았다. 여성은 남성의 이익을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해야 하는 존재이며 가정 안에서 가사와 육아만이 여성이 해야 할 일로 치부됐다. 이 같은 조선 시대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는 회화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여성을 바라보는 사대부 남성의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그림으로 읽는 조선 여성의 역사'는 150여 점의 조선시대 회화를 통해 당대의 정치'경제적 맥락 속에서 남성이 어떻게 여성을 바라보는가를 설명한다. 조선 사대부의 시선에서 여성은 '어머니' 혹은 '성적 종속물'로 분열돼 있었다. 17세기를 거치며 유교적 가부장제가 뿌리내리면서 그림 속 여성의 삶은 더욱 고단해진다. '동국신속삼강행실도' 속 열녀도는 전란 속에서 목숨을 버려 절개를 지킨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경로잔치를 기록한 '경수연도'에도,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례도'에도 여성은 장식이나 풍경처럼 남성의 주변부에 머문다. 걸작으로 꼽히는 신윤복의 '미인도'도 여성에 대한 남성의 욕망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부장적이다. 그러나 여성에게 절개를 요구하면서도 성적 욕망을 포기할 수 없었던 남성의 시선은 조선 후기 행상, 주모, 무당, 기녀 등 주변부 여성들을 소재로 삼은 속화를 통해 은밀하게 드러난다. 특히 조선 후기 유행한 춘화는 여성이 성적 대상에서 성적 욕망의 주체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396쪽. 2만3천원.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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