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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토크<75>] 덱스터 고든, 영원한 재즈계의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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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라면 담배 연기 자욱한 라이브클럽에서 고혹적인 여성 보컬과 거친 듯 부드럽게 연주되는 색소폰 소리를 연상하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 때문이기도 하겠고 재즈와는 전혀 관계없이 재즈라는 말이 유행하던 1990년대, 카페마다 걸려 있는 사진에서도 그런 모습이 흔했다.

사실 한국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를 가도 재즈 카페나 클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진은 자욱한 담배연기를 배경으로 색소폰을 들고 있는 멋진 흑인 연주자의 사진인데 재즈계의 신사로 불리는 덱스터 고든(Dextor Gordon)의 모습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나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사진으로도 유명한 헤르먼 레오나드(Herman Leonard)가 1948년 촬영한 이 사진은 재즈 이미지를 상징하는 사진으로 유명하며 1961년 덱스터 고든의 앨범 'Ballads'의 커버 사진으로 사용된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자서전이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에서 묘사된 것처럼 덱스터 고든은 대단한 미남에 스타일이 좋았던 연주자였다. 1920년대 미국 서부에서 태어났는데 (당시의 사회 분위기에서) 흑인임에도 불구하고 정규 음악 교육을 받을 만큼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신사적 태도가 몸에 배었다고 한다.

10대 후반 들어 당대의 인기 악단인 라이오넬 햄프턴 악단에서 색소폰 연주자로 활동을 시작했고 이름이 알려진 것은 루이 암스트롱의 사치모 밴드를 통해서다. 이후 빌리 엑스타인 악단을 거쳐 뉴욕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면서 찰리 파커 등과 교류하게 된다.

흔히 덱스터 고든의 연주는 부드럽고 쿨한 사운드를 들려준다고 평가받지만 1960년대가 열리기 전까지는 지극히 비밥적인 연주였다. 하지만 이 시기는 약물중독으로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시기이기도 하다.

1960년대 들어 블루노트와의 계약을 통해 일련의 걸작들이 발표되기 시작한다. 'Doin' All Right' 'Go' 같은 앨범은 약물중독에서 벗어나 재기에 성공한 의미뿐만 아니라 이후 덱스터 고든을 규정하는 사운드를 담아낸다. 특히 유럽 재즈 연주자들과의 협연을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한데 1962년 말부터 아예 유럽으로 자리를 옮겨 14년 동안 유럽에서 활동을 이어간다. 몇 차례 미국으로 돌아와 앨범 작업을 했지만 이미 비밥이 쇠퇴기를 맞았던 미국보다는 오히려 유럽에서의 활동을 선호했고 이후 미국에서 발표한 앨범은 훌륭한 연주력에도 불구하고 주목을 받지 못한다.

드라마틱한 삶이나 극적인 연주를 선보이기보다는 정제되고 깊은 소리를 선호했던 덱스터 고든은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소니 롤린스나 존 콜트레인 같은 거장들이 그를 추종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영원한 재즈계의 신사는 요란한 찬사보다 한 장의 사진만으로도 멋스럽다.

권오성 대중음악평론가 museero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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