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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법정 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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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Wig)와 밴드(Band)는 영국 법조계의 권위를 상징하는 복장이다. 통칭 '배리스터스 위그'(barristers wig)로 불리는 이 가발은 말의 털로 만드는데 재판관과 법정 변호사들이 재판 때 착용한다. 밴드는 직사각형의 하얀 리넨 두 개를 잇댄 목 가리개로 법률가나 성직자의 상징물이다. 위그는 17세기 초 프랑스의 루이 13세(대머리였다)가 애용하면서 유럽 전역에 퍼졌다. 차츰 상류층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지만 18세기 유럽을 '가발의 시대'로 부를 만큼 위그는 필수품이었다.

역사가들은 법조인들이 위그를 쓰는 이유로 상징성과 익명성을 꼽는다. 가슴까지 내려오는 무겁고 특이한 가발을 착용함으로써 재판관의 권위를 드러내는 것이다. 또 판결에 불만을 품은 이들로부터 보복 행위를 막고 판사'변호사의 신분을 보장하는 익명성의 증표였다. 위그가 시대착오적이고 위압감을 준다는 이유로 폐지론이 대두되면서 2008년부터 형사재판을 제외한 모든 영국 법정에서 위그 착용이 폐지됐다. 1천500파운드(약 280만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고 거추장스러운 위그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것은 300년이 넘는 전통과 법정 권위의 상징이어서다. 우리 법원도 1966년 이후 폐지된 법모 대신 법복과 넥타이를 고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서울고법 법정에서 대표적 종북 단체인 범민련 간부들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하자 범민련 관계자들이 재판부에 욕설을 하고 소란을 피우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재판부에 삿대질을 하며 "재판장 ×새끼 미국 놈의 개"라며 욕설을 퍼붓는 등 난동을 부렸다. 법정 소란이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날이 갈수록 늘고 법관을 상대로 한 테러와 협박 행위가 도를 넘어선 느낌이다.

지난해 한 공안 사범이 법정에서 두 번씩이나 '김정일 장군님 만세'를 외쳤는데도 판사가 구두 경고에 그치는 등 법원의 안이한 조치도 법정 소란을 부추기는 데 한몫했다. 게다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가진 일부 판사들의 '가카 빅엿' 발언이나 판사 석궁 테러를 다룬 영화 '부러진 화살' 등 부정적인 영향이 가세하면서 법정과 판사의 권위가 도전받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법정은 사회 질서의 근간인 법을 다루는 곳이라는 점에서 그 권위가 존중되어야 한다. 이런 법정이 갈수록 몰지각한 이들의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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