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 경주의 대표적인 사찰 불국사에서 천주교와 불교의 만남이 이뤄졌다.
교황청 이주사목 평의회 쥬세빼 데 안드레아(82) 대주교가 17일 오후 불국사를 방문해 성타 주지 스님을 만났다.
이날 두 종교 지도자들의 만남은 종교 간 화합을 위해 안드레아 대주교가 요청을 했고 서울대교구 정병조 신부와 매일신문사 이창영 사장신부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두 종교 지도자들은 불국사 경내 총지당(總持堂)에서 30여 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성타 스님은 "한국에서 가장 유서가 깊은 불국사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으며, 안드레아 대주교는 "불국사 경내를 걷는데 물과 공기, 흙 모든 것이 안정돼 있고 경치가 너무나 아름답다. 불국사가 왜 천년사찰인지 알겠다"고 화답했다.
성타 스님은 "수년 전 로마 성전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큰 규모에 놀라움을 느꼈다"며 "교황청의 세계평화를 위한 노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안드레아 대주교는 "교황청 대사로 유엔에 파견된 적이 있는데 당시 남한과 북한의 대사가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서로 대화를 하지 않는 광경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며 "서로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 평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북한의 종교에 대해 "종교의 자유가 보장될 때 나라와 인류의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 지도자는 "역사적으로 볼 때 전쟁을 일으켜서 좋아진 나라가 없다"며 "다시 한 번 세계평화를 위해 교리를 떠나 함께 기도하고 노력하자"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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