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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일꾼이자 봉사현장 억척 아줌마 황경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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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못 배워도 남 돕는게 삶의 큰 즐거움"

황경희 씨가 24일 오전 대구역 무료급식 봉사에 나가 설거지를 돕고 있다.
황경희 씨가 24일 오전 대구역 무료급식 봉사에 나가 설거지를 돕고 있다.

"많이 배우지는 못했어도 남을 돕고 산다는 게 인생의 큰 즐거움입니다. 봉사에 갔다오면 엔돌핀이 팍팍 솟는다니까요."

24일 오전 6시 대구역 광장 노숙자 무료급식소. 후덕해 보이는 50대 여성이 환한 얼굴로 배식활동을 하고 있었다. 노숙자들에게 식판을 건네면서 잘 지내고 있는지 안부를 묻고는 배불리 많이 드시라고 당부했다. 배식을 끝내고서는 빈 식판을 모아 설거지를 했다.

대구 죽전동에 사는 황경희(51) 씨. 그녀는 자동차 부품업체에서 힘든 프레스 작업을 하면서도 이날 노숙자들의 무료급식을 도왔다.

"저는 20대에 결혼해 신장결석을 앓아 신장 하나를 떼어냈어요. 3살 젖먹이 애기가 있을 때 말입니다. 몸이 아파보니 외롭고 아픈 분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웃돕기를 하게 됐어요."

그녀는 직장일을 해야하다보니 일요일에만 시간이 빈다. 지친 몸을 쉬어야 하는 일요일을 봉사활동으로 채우고 있다. 대구역 무료급식은 매월 한 번씩 도왔으며 벌써 1년이 넘었다. 꼭두새벽에 일어나지만 봉사를 한다는 마음에 발걸음이 가볍다고 했다.

그는 장애인 시설인 고령 '들꽃마을'에도 13년 동안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버팀목' 대구경북 회원들과 함께 매달 한번 들꽃마을을 찾아 어르신 목욕봉사와 주방 및 청소 일을 돕고 있다. 버팀목 회장을 지낸 그는 봉사회원 40여 명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지만 열정은 따라올 사람이 없다.

또 보육원인 영천 '희망원'에서 다사랑회 회원과 함께 점심 장보기와 주방일을 전담하고 있고 점심 식사 후에는 아이들과 게임을 하며 함께 놀아주기도 한다.

다사랑회는 봉사기금 마련을 위해 일일호프 행사도 올 8월에 예정돼 있다.

"봉사에 나가면 도움을 받는 분들이 얼마나 반겨주는 지 몰라요. 몸은 힘들지만 그분들을 돕고나면 오히려 마음이 더 가뿐해지는 걸요."

그는 회사에서 '황장군'으로 통한다. 성서공단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경창정공에서 남자들도 하기 어려운 철판 프레스 작업을 16년째 하고 있다. 이곳에는 10여 명의 프레스 작업자 가운데 여성으론 그가 유일하다. 일손이 부족할 때는 무거운 생산제품을 옮기는 전동차 운전도 직접하고 있다. 근로자의 날에 회사 명예회장상, 모범근로자상을 받을 만큼 성실함과 열정을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 프레스 작업은 힘이 닿는 데까지 할거예요. 정년이 되어 회사를 떠나면 조그마한 식당을 차려 홀몸노인들에게 사랑의 밥을 나누고 싶어요."

영주가 고향인 그는 7남매 맏이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농사일을 하느라 배움을 못했다. 그의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다. 하지만 지금껏 쉼 없이 열심히 살아온 인생이 후회스럽지 않다고 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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