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企·가계 신용위험도 3분기 '빨간불'

금융기관 대출형태 조사, 가계위혐지수 9년만에 최고

국내 은행들이 가계와 중소기업의 신용도를 '위험 수준'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면서 돈줄 찾기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1~21일까지 국내 16개 은행을 조사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예상치)는 38로 전분기(22)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 이후 최고치다. 2003년 3분기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44였다.

가계의 경우 1천조원에 가까운 부채가 누적돼 있지만 소득 여건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부채 상환 능력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주택가격마저 떨어져 담보력도 낮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가계의 주택자금대출 수요는 주택경기 부진으로 증가세가 약화하겠지만 생활자금이 필요한 가계가 많아지면서 일반자금 대출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도 사정이 안 좋긴 마찬가지다. 수출여건이 악화되면서 중소기업의 신용위험도 상승할 우려가 있다는 게 한국은행의 전망이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 역시 전분기(31)에 비해 13포인트 오른 44로 예상돼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직후인 2009년 1분기(47) 수준에 근접했다.

설상가상으로 중소기업의 경우 운전자금을 구해야 하는 처지지만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면서 '돈맥경화'까지 우려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31로 2008년 4분기 이후 최대치로 예상됐다. 이는 같은 기간 대기업의 대출수요지수가 13에서 6으로, 가계의 대출수요지수가 9에서 3으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과 반대되는 양상이다.

한국은행은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수출 부진과 내수 위축이 겹치면서 영업활동을 통한 중소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이 크게 떨어져 운전자금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2분기(9)보다 3포인트 낮은 6으로 악화될 전망이다. 지수가 높을수록 은행이 대출에 적극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올 1분기(13)와 비교하면 지속적인 하락세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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