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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미쓰비시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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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의 정치 입문 전 직함은 아소시멘트 사장이다. 그의 집안은 일본 규슈 탄전 지대인 치쿠호(筑豊)에서 대대로 탄광업에 종사했다. '탄광왕'으로 불린 증조부 아소 다키치는 일제 강점기 때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해 착취한 것으로 악명 높은 아소탄광 창업주다. 그는 1927년 조선총독부로부터 충남 안면도를 불하받아 목재 채벌을 독점하는 등 일제의 한반도 수탈의 역사와 궤를 같이했다.

2010년 초 방영된 NHK 대하 드라마 '료마전'은 이런 일본 재벌의 여명기를 잘 보여준다. 시청률이 25%에 육박할 만큼 큰 관심을 모은 이 드라마는 에도막부 말기 사카모토 료마, 이와사키 야타로 등 19세기 일본 개화기 당시 큰 족적을 남긴 인물들의 삶을 그렸다. 하급 무사 집안 출신인 이와사키는 가난 때문에 새장을 팔러 다니는 처지였지만 1870년 무역과 산업을 통한 국가 발전의 꿈을 키우며 기업가로 변신했다. 바로 미쓰비시상회로 일본 굴지의 재벌 미쓰비시(三菱) 그룹의 출발이다.

해운업으로 출발한 미쓰비시가 물류를 독점하며 막대한 운임료를 챙기자 당시 일본 내 불만이 고조되고 급기야 '공적'이 됐다. 하지만 미쓰비시는 문어발식으로 계속 사업을 키워 탄광업과 조선소, 제철소를 잇따라 세웠다. 특히 태평양 전쟁 당시 나가사키 조선소는 수많은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해 군함을 만드는 데 부려 먹었다.

일본 정부가 신일본제철의 야하타 제철소, 나가사키 조선소, 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던 하시마섬(군함도) 등을 묶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치쿠호 탄전과 야하타 제철소, 나가사키 조선소 등이 산재한 규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수 산업의 중심지로 '침략의 역사'를 증언하는 곳이다. 하지만 일본은 "비서구 국가로는 처음으로 근대화를 일궈낸 이들 일본 산업유산군은 세계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미쓰비시와 신일본제철 등은 일본 제국주의와 함께 성장하며 세계사에 큰 해악을 끼친 전범(戰犯) 기업들이다. 그럼에도 일본 근대화의 기초를 닦은 산업 발상지라는 점을 들어 세계유산 등재를 책동하는 것은 일본의 저급한 역사 인식을 증명한다. 60년이 넘도록 강제 징용자에게 아무런 배상도 하지 않고 있는 미쓰비시의 일그러진 유산이 과연 세계유산이 될 가치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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