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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책!] 시(詩)에게 과학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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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에게 과학을 묻다/진정일 지음/궁리 펴냄

진정일은 액정 고분자의 세계적 개척자로 전도성 고분자, 전계발광 고분자 및 DNA의 재료과학 등 연구에서 420여 편의 논문을 세계적 학술지에 발표했고 노벨상 추천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은 화학자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과학분야의 책을 어려워하는 것을 보고, 여기에 '시'라는 소재를 도입해보면 어떨까 모색한 결과 이 책을 펴냈다.

'나는 하나의 티끌이다/이 하나의 티끌 속에/우주를 포장하고/무한한 공간을 끝없이 움직여 달린다/나는 한 알의 원자이다/이 한 알의 원자 속에/육합을 배태하고/영원한 시간을/끊임없이 흐른다' 오상순의 시 '일진'을 보면서 저자는 의상조사의 법성게를 떠올린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벌써 원자라는 철학적 개념이 논의되었지만 불교에서는 일진, 즉 티끌 정도로 우주의 기본 구성요소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원자의 구조와 특성, 원자에 대한 역사적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저자는 '불'을 소재로 한 시 유창섭의 '청자' 정지용의 '별' 이육사의 '초가' 김영랑의 '내 마음을 아실 이' 등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시의 서정과 함께 불의 신비성을 세계 각지의 신화와 연결시켜 이야기한다. 인류가 만물의 영장이 되게 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불을 두고, 그 정체와 불꽃의 온도의 차이, 그에 따른 불의 색깔 차이를 덧붙인다.

시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소재인 '사랑'. 그 사랑의 신비를 화학으로 설명한다. 엔돌핀류의 호르몬은 평화로운 보호감을 느끼게 해주고 도파민 및 노르에피네프린처럼 성애시 방출된다. 엔돌핀은 마약 같은 의존성을 유발한다고 믿는다. 사랑의 단계마다 다른 화합물들이 깊이 관여한다고 하니, 화학의 세계는 신비롭다. 261쪽, 1만3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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