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밖 돋보기] 과학고 입학 전형

수시모집 원서접수로 2013년 대학입시가 막이 올랐듯 예비 고등학생들의 입학전형 또한 이미 시작되었다. 여름방학을 전후로 대구영재과학고를 포함한 전국 단위의 영재학교 입학전형은 일찌감치 마무리되었다. 이달 30일까지는 대구일과학고 등 전기고등학교의 원서접수가 마감됐다.

전기고는 특수목적고인 과학고, 외국어고를 비롯해 자율형 사립고와 특성화고, 예술체육중점학교를 말한다. 후기고는 대구의 포산고와 수성고 같은 자율형 공립고와 추첨배정을 하는 일반고가 있다. 영재학교와는 달리 전기고에는 1개 학교에만 지원할 수 있다. 불합격이 되어도 다른 전기고에 지원할 수가 없다. 말하자면 과학고에 불합격했다고 해서 자사고에 지원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전기고의 대표격인 과학고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 과학고의 입학전형에는 입학원서와 자기계발계획서, 담임교사 추천서, 수학'과학교사 추천서를 필요로 한다. 이를 토대로 학교생활기록부와 면접 등을 통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평가해 신입생을 뽑는다. 원칙적으로 경시대회나 지필고사 방식의 구술면접은 반영할 수 없다.

과학고 입학을 앞둔 학생들이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역시 내신 성적이다. 내신은 중학교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수학'과학 성적을 평가한다. 내신 반영비율에 대한 절대적 평가 기준은 없다. 실제로 과학고에서는 내신 성적과 함께 생활기록부, 자기계발계획서, 추천서를 총괄적으로 평가해서 학생들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내신 성적이 중요하지만 합격의 절대적 요소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를테면 같은 등급의 성적이라도 다른 전형자료의 평가에 따라 합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신 못지않게 중요한 자기계발계획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자기계발계획서의 내용은 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 먼저 과학고 지원 동기와 진학 후 학습계획, 앞으로 진로 및 장래희망에 대해 서술해야 한다. 따라서 자기계발계획서에는 자신의 현재와 미래 모습이 구체적으로 그려져야 한다.

막연히 '과학고에 가서 열심히 공부하겠다'라는 식의 표현은 너무 단순하고 현실감이 없다. 장래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과학고 입학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으로서의 과학고 입학이 자신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힌다. 결국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그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이 담겨야 한다.

또한 질문항목 중에는 자기주도학습의 과정과 그것을 통해 느낀 점을 서술하라는 내용이 있다. 자신의 가정환경 및 교육환경을 통해 어떤 성장과 변화를 이루었는지 적는 항목도 있다. 이 밖에 주변 사람들과 우리 사회를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자신의 인성을 드러낼 수 있는 활동과 그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을 표현하는 질문도 있다.

특히 수학'과학 분야에서 체험한 탐구경험과 활동사례는 지원자에 따라 서술할 내용이 풍부할 수도 빈약할 수도 있는 항목이다. 왜냐하면 수학'과학을 좋아하고 잘하더라도 그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을 하지 않았을 경우 쓸 내용이 막연하기 때문이다. 과학고에 가려는 학생이라면 평소 영재교육원에 지원하거나 교내 동아리 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다. 또 그 과정이 자신을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기록하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독서활동은 지원자의 내적 성장에 디딤돌이 되는 분야다. 단순히 책의 줄거리를 소개하는 선에서 머물지 말고 책의 어떤 부분이 자신을 성장시켰는지 책의 내용에 자신의 삶과 생각을 비출 수 있어야 한다. 책의 주제를 꼭 수학'과학 분야에 한정하지 말고 진정으로 자신의 성장과 변화에 영향을 준 내용으로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기계발계획서를 쓰다 보면 주어진 주제는 다른데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쓰는 경우가 있다. 되도록이면 중복되는 내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경시대회 수상실적이나 영재교육 프로그램 참여의 경우는 그런 활동을 통해 도움이 되었거나 느낀 점을 강조한다. 과학고 전형 준비 역시 미리부터 맞춤형 준비를 하면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가 한결 수월하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대구중부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