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교수 특유의 '애매모호한 화법'은 19일 대선 출마를 밝히는 기자회견장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첫 시작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문제에서 비롯됐다. 야권 후보로 분류되는 안 교수가 대권 레이스에 참여함에 따라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문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안 교수는 단일화 문제에 대해 시종일관 같은 답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그는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그리고 국민의 동의가 중요하다. 이 두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앞으로 지지율을 봐가며 도중에 '공동정부' 등의 조건을 내걸고 단일화를 할 건지, 아니면 12월 대선까지 계속 독자노선으로 고집할 것인지, 두 가지 모두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며 "그동안 지적받았던 애매모호한 화법이 안 교수의 원래 말버릇인지, 고도의 전략인지 헷갈린다"고 고개를 저었다.
단일화 문제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안 교수는 기자들로부터 '단일화 여부, 시기, 조건 등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해달라'는 질문을 다섯 차례나 받았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시한을 못박을 것도 아니고, 방법을 논하는 것도 이르다"고 즉답을 피해갔다. 또 "(민주당)이 어떤 변화를 보이고 국민 반응이 어떨 때 단일화에 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정치권이 진정 변화와 개혁을 했는가는 국민이 판단하리라 생각한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런 진정한 변화를 원하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확실하게 드리는 것"이라고 했을 뿐 분명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교수가 밝힌 국정 운영이나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새롭거나 구체적인 안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끝까지 지켜봤는데 지난 7월에 낸 정치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이나 그간 방송프로그램, 인터뷰 등에서 밝힌 내용에서 새롭게 더 나아간 얘기가 없었다"며 "대선 출마 선언이 너무 감정에 호소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대선 출마 준비가 덜 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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