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증장애인 이발봉사 김영락·이수자 씨 부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깔끔한 머리에 싱글벙글…웃는 얼굴보면 '꿀맛 봉사'

50년 가위손 인생 김영락
50년 가위손 인생 김영락'이수자 씨 부부가 대구 남산동 자신의 이발소에서 나란히 앉아 활짝 웃고 있다.

"제대로 말도 못하는 중증장애인들이 깔끔하게 깎은 자신의 머리를 보며 싱글벙글 얼마나 좋아하는 지 몰라요. 이들의 웃는 모습을 보면 봉사의 참맛은 바로 이런 거구나하고 가슴이 뿌듯해지죠."

대구시 중구 남산2동에서 50년간 이발관을 운영하는 김영락(68)'이수자(64) 씨 부부. 금슬이 좋아 '잉꼬부부'로 통하는 이들 부부는 9년간 함께 '가위손' 봉사의 길을 걷고 있다. 김 씨 부부는 매월 첫째 화요일 오전 9시면 이발도구를 챙겨 어김없이 경산시 신천동에 위치한 중증장애시설 성락원으로 향한다. 김 씨 부부가 담당하는 방은 2층 8개 방 중에 '희망방'. 10대에서 50대까지 중증장애인 7명이 생활하고 있는 이 곳은 장애 정도가 심해 말을 제대로 못하고 몸도 가누지 못해 혼자서 머리 깎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남편 김 씨는 장애인들의 머리를 깎는 동안 부인 이 씨는 장애인들의 손발이 되어 보조를 해주고 있다. 이발은 1시간 정도면 마치지만 김 씨 부부의 몸은 땀으로 흠뻑 젖기 일쑤다. 아직 날씨는 더워 이발 도중 머리카락이 날릴까봐 선풍기를 틀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장애인은 누워서, 어떤 장애인은 앉아서 머리를 깎는 데 어린 아이들처럼 몸부림을 많이 쳐요. 몸을 잘 붙잡아주지 않으면 자칫 다칠 수도 있고요. 머리 깎는 일이 전쟁입니다."

김 씨 부부는 9년간 같은 방에 가위손 봉사를 하다보니 원생들과 정도 많이 들었다. 방에 들어서면 원생들이 몸짓과 어눌한 말이지만 반겨주고 이발을 마치고 떠날 때는 창 밖으로 손을 흔들면서 고맙다는 인사까지 한다. 또 옆 방으로 옮겨간 50대 장애인은 김 씨 부부를 못 잊어 머리를 깎을 땐 항상 김 씨 부부를 찾아 머리를 깎고 있을 정도다. 김 씨 부부는 매달 첫째 일요일은 기다리는 원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일을 제쳐두고 최우선적으로 가고 있다.

남편 김 씨는 몸이 아파 죽음의 문턱까지 4번이나 갔다왔다. 뇌경색, 심장협심증, 직장암, 폐 수술을 받아 살아 있다는 게 기적이라고 했다. 혈압약'심장약을 몸에 달고 사는 그는 생명을 다시 얻은 고마움에 값진 인생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이발 봉사를 하고 나면 마음이 상쾌하고 돌아오는 발걸음도 가벼워요. 우리들이 자유롭게 말도 하고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기만 해요."

김 씨 부부가 운영하는 이발관은 매일 오전 6시 20분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열어놓는다. 이발관 청소나 수건 빨래는 부인 이 씨의 몫이다. 요즘은 하루에 손님이 몇 명 찾지 않지만 고정 손님 때문에 일찍 문을 닫을 수도 없다. 김 씨 부부는 힘이 닿는 데까지 이웃과 함께하는 가위손 부부로 살고 싶다고 했다. 김 씨의 이발소는 17년간 이발요금을 올리지 않아 올해 대구 중구청으로부터 '착한가게'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6일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컷오프하고 후보 추가 모집을 결정했으며, 이는 현역 지자체장이 컷오프된 첫 사례로, 이정...
펄어비스의 신작 게임 '붉은사막'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며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16일 한국거래소 기준...
정부의 강력한 주택 시장 규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다주택자로 알려진 개그맨 황현희는 자신의 부동산 보유 의사를 밝히며 '부동산은 버티면 된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