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1일 아침, 우리 학교 운동장은 천막을 설치하는 아저씨들과 의자와 책상을 나르는 남자 선생님, 고학년 남학생들의 웃음소리로 왁자지껄했습니다. 바로 제1회 복현 진로 박람회가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진로탐색 활동은 우리 학교 특색 사업의 하나로, 여러 가지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들로 마련되었습니다. 미술, 음악, 운동, 과학 등으로 꾸며진 다양한 체험 부스에서 학생들은 여러 가지 체험을 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여러 분야를 접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운동에만 관심이 있는 남학생들도, 운동을 싫어하는 여학생들도 서로 바꾸어 새로운 분야를 접해 보니 무척 재미있어 하고 새로 접한 분야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물론 가만히 앉아 이것저것 만드는 활동에 지쳐 몸을 뒤트는 남학생들도 있었지만요.
하지만 공예 체험 활동을 하며 집중하는 남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남학생들을 보니 평소에 보지 못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어 조금 멋있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여자 아이들도 땀 남새가 나서 싫어하던 운동을 해보니 열심히 땀을 흘리며 희열을 느끼는 운동 선수들과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여자 선수들이 떠올라 색다른 경험이 되었습니다. 땀 냄새만 나는 직업이 아닌 우리나라의 명예와 영광을 위해 열심히 뛰는 모습이 정말 멋있고 자랑스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학년 동생들은 진로에 대한 상식으로 OX 퀴즈를 했는데 집중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신 이영숙 선생님께서는 이번 행사의 의미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꿈 키우기 프로젝트로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고 꿈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실천해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여러 진로 체험을 계획하고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활동을 지켜보신 허유 교장 선생님께서도 한마디 거드셨습니다. "같은 밭에 뿌린 무씨도 자라면 그 크기와 모양이 다 다르듯 우리 학생들도 성격과 특성이 모두 다릅니다. 자기의 색깔과 모양을 발견해내는 좋은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번 진로 박람회를 통해 학생들이 가지고 있던 직업에 대한 편견들이 약간씩 깨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하는 공예 활동을 좋아하는 남학생도 있고, 땀 흘리며 뛰어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여학생들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 역시 처음으로 기타를 쳐 보았는데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뒷정리를 한다고 우리 반 남학생들이 의자를 옮기고 있습니다. 예전엔 별로 고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우리 여학생 대신 뒷정리를 해 준 남학생들에게 수고했다고 한마디 해주어야겠습니다.
글'복현초교 6학년 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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