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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득렬의 서양고전 이야기]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전집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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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전집 제II권에는 '뤼시스트라테' '테스모포리아 축제의 여인들' '개구리' '여인들의 민회' '부의 신' 등 5개의 작품이 실려 있다.

'뤼시스트라테'에서는 남자들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계속하자 이를 저지할 목적으로 성(性) 파업을 하여 전쟁을 종식시키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시칠리아 원정에서 패배한 아테네의 평범한 여인인 뤼시스트라테의 놀라운 아이디어와 지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테스모포리아 축제의 여인들'에서는 여인들의 지위를 폄하한 것으로 알려진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를 굴복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대한 비극작가가 여인들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독자들을 웃게 만든다.

'개구리'에서는 비극작가 아이스킬로스와 에우리피데스 중 누가 더 훌륭한가를 놓고 언쟁을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3대 비극작가들이 타계하자 아테네에서는 그들에 버금가는 비극시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연극의 수호신인 디오니소스는 저승에 가서 시인을 데려오려 한다. 두 시인을 만난 그는 아테네 연극전통을 잘 대변한 아이스킬로스를 선택하여 데려온다.

'여인들의 민회'에서는 여인들이 남자들을 대신하여 국정을 수행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아테네에서 여인은 의사결정을 하는 민회에 참석할 수 없었다. 아테네가 패망한 후 공연된 이 작품은 남자들의 국정장악 능력에 대한 깊은 불신이 드러나 있다.

'부의 신'에서는 부(富)의 신이 장님이어서 선인과 악인이 무분별하게 부가 분배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의술의 신 아스클레비오스의 치료로 시력을 회복한 부의 신은 사람들에게 부를 똑같이 나눠주려고 한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부를 얻으려 하자 가난의 여신이 등장하여 부의 동등한 분배에 대해 이렇게 질타한다. "부의 신이 시력을 회복하여 부를 똑같이 분배한다면, 세상에 예술과 기술에 종사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그리고 예술과 기술이 너희 사이에서 사라지면, 도대체 누가 대장장이나, 조선공이나, 재단사나, 바퀴 제작공이나, 제화공이나, 벽돌공이나, 세탁공이나, 무두장이가 되려 하겠느냐? 너희가 그런 일을 하지 않고도 놀고먹을 수 있다면 말이다."(510∼516행). 이 작품은 가난의 여신 말대로 부의 동등한 분배 즉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었을 경우 사회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준다.

신득렬 파이데이아 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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