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정치 쇄신 강조해놓고 대선 막말 공방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이 6일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에 대해 국민의 후보 검증 시간을 빼앗고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는 등 3대 대국민 범죄를 범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허영일 민주통합당 선대위 부대변인은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며 비꼬았다. 다음날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병아리가 태어나는 것보다 더 조급하며 졸속이라고 단일화를 비판했다.

대선 정국에서 여야의 거친 말싸움이 도를 넘고 있다. 단일화를 둘러싼 공방은 막말 수준에 이른다. 정치권 인사는 아니지만 최근 황상민 연세대 교수가 여성 대통령론을 언급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 '생식기만 여성'이라고 말한 것도 막말의 범주에 해당한다. 대선 대결이 박빙의 판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기 싸움이라고 이해하려 해도 지나치며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

단일화는 야권의 많은 지지자가 희망하는 정치적 현실이다. 새누리당이 이에 대해 당혹해하고 위기감을 느낄 수 있겠으나 깎아내리는 것은 온당치 않으며 득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새누리당이 선진통일당과 합당한 마당에 야권 단일화를 야합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이 맞는지도 되돌아보아야 한다. 같은 방식으로 대응한 민주당의 자세 역시 적절치 않다. 여야는 대선 경쟁을 혼탁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상대를 헐뜯고 비하하는 막말은 여야가 강조하는 정치 쇄신과도 맞지 않는다. 자신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으로 공격하는 것은 구태 정치의 전형으로 하루빨리 폐기해야 할 악습이다. 여야는 정치 쇄신의 의미를 되새겨 대선 과정부터 적용, 정치를 품격 있게 바꿔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선 결과 못지않게 과정을 축제처럼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야 할 책임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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