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결혼 열흘전 사랑의 이벤트 농아인 운동회에 점심 봉사

최은주·권준혁씨 신혼부부 후원 동구 농아인 체육대회 성공개최

'동구 농아인 화합 한마당행사'에 참가한 농아인과 가족들이 풍선 빨리 불기를 하고 있다.

"웨딩마치를 앞두고 평생 기억될 이벤트를 고민하던 중 인터넷에서 우연히 후원자 모집난을 보고 나눔을 실천하게 되었어요."

(사)한국농아인협회 대구 동구지부(지부장 예병관)는 이달 2일 대구 율하 체육공원 잔디광장에서 '동구 농아인 화합 한마당행사'를 열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농아인 한마당행사는 농아인의 재활 의식을 높여 건전한 사회참여 분위기 조성과 농아인에 대한 사회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대구 동구지부의 자체 예산으로는 지부를 이용하는 장애인 2천500여 명이 함께 넓은 운동장에서 화합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궁리 끝에 내린 인터넷 게시판에 행사 후원자를 찾는다고 낸 아이디어가 적중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신부가 농아인 체육대회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기 때문이다. 권준혁(33)'최은주(33) 씨는 대구 중구 봉산동에서 오봉 도시락업체를 운영하면서 이달 11일 결혼한 신혼부부다. 이들은 "결혼을 앞두고 평생 기억에 남을 일을 찾던 중 장애인단체에서 후원자를 애타게 모집한다는 글을 접하고 보람 있는 일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들 예비부부는 이날 행사에 참여한 장애인 가족과 자원봉사자 등 100여 명에게 도시락을 선물했다.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 농아인 한마당행사는 축제 초반부터 두 팀의 응원전이 불꽃을 튀겼다. 이날 하루만큼은 장애인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가 얼굴마다 함박 웃음꽃이 폈다. 칠순의 장애인 서재명 씨는 "부부가 나란히 손을 잡고 이렇게 달려 보는 것이 얼마만이지 모르겠다며 운동회에 참석한다는 설렘에 밤잠을 설쳤다"며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글'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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