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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의 시와 함께] 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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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 -이덕규

만년 대제국의 망국 선언이다

망국 백성들의 즐거운 환호성이다

이제 나라 같은 건 다시 안 한다

머지않아 사라질

새 나라의 화려한 건국기념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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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시대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시대에 대한 생각을 시 속에 담고 있습니다. 시가 시대와 무관하게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은 시민에게 투표권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도 같습니다. 시 속에 담긴 시대에 대한 생각을 읽는 것도 시의 중요한 맛입니다.

이 시에서 시인은 흰 눈이 순식간에 세상을 덮어버린 폭설 풍경을 보고 대제국의 멸망과 새로운 세계의 건국을 생각합니다. 폭설이 건설한 새 나라가 좋은 것은 건국이념이 부정과 부패로 더러워지기 전에 사라지기 때문이겠지요. 눈이 옵니다.

박현수<시인·경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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