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에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12일 오전 4시쯤 대구 동구 신용동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에 60대 안팎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생가 대청마루 2곳에 불을 질렀다. 이 불로 대청마루에서 동'서편에 있는 방으로 연결되는 부분이 불에 그을렸다.
'정의실천행동당' 소속이라고 밝힌 이 남성은 불을 지르고 난 뒤 생가 마루에 '노태우를 단죄하며'라는 제목의 A4 용지 1.5매 분량의 편지를 놔두고 갔다. 편지는 자필이 아닌 컴퓨터로 출력된 것으로 '잘못된 정치와 역사를 단죄하는 것이 국민의 의무'라는 내용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비자금을 조성하고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는 등 부정축재를 했다. 대통령직을 이용해 국민의 재산을 훔치는 도둑들이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생가에 불을 지른다'고 적혀 있다.
이날 화재는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아 생가 관리인이 뒤늦게 알아채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생가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하는 한편 편지에 묻은 지문을 채취해 방화범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구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생가 관리인이 밤사이 자리를 비우는 점을 알고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 CCTV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이곳 생가에서 1945년 공산국민학교를 마치고 대구공립공업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생가는 부지 466㎡, 건물 면적 66.45㎡ 규모의 1층짜리 목조건물 3동으로 구성돼 있다. 종중 측은 2009년 건물 보수와 관리동 신축 등을 통해 생가를 새로 단장한 바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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