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선 막판 막말'흑색선전, 선거 문화 해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중견 배우 강만희 씨가 12일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 입에 담기 어려운 막말을 쏟아냈다. 강 씨는 안철수 전 대선 예비후보를 '간신'이라고 부르며 "죽여버려야 한다"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강 씨는 또 "박 후보가 대통령이 안 되면 여러분과 우리가 할복해야 한다"는 섬뜩한 말도 토해냈다. 이번 대선에서 막말이 끊이지 않았지만, 강 씨의 발언은 그중에서도 최악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선거본부장도 13일 안 전 후보를 대상으로 테러 자작극을 꾸미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고 말해 흑색선전을 펼쳤다. 민주통합당 역시 2차 TV토론 때 박 후보가 아이패드로 커닝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무책임한 네거티브 공세를 벌였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멘토단에 속한 작가 공지영 씨는 박 후보가 여론조사 업체에 금품을 제공했다는 트위터의 글을 받아서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급히 삭제했다.

막바지에 이른 대선에서 거친 막말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현실은 안타깝고 씁쓸하다. 박빙의 판세 속에서 상대 후보를 조금이라도 흠집 내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는 의도겠지만 선거 문화를 해치는 저열한 공세일 뿐이다. 막말이 오히려 자기 진영의 표를 갉아먹을 수 있으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무차별적으로 제기하는 것 역시 역풍으로 작용,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번 대선은 정책 대결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나 지나친 네거티브 공세로 말미암아 정책 대결을 가린 측면이 있다. 선거 과정은 선거 결과 못지않게 중요하며 올바르게 진행되어야 대선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선거판을 깨끗하게 이끌 책임이 있으며 성찰과 반성을 통해 남은 대선 기간만이라도 나아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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