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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갈고나자 '펑!'…담배 필터 크기 뇌관 발견

폭발한 연탄난로 내부(왼쪽)와 폭발의 원인이 된 연탄 속 뇌관. 스마트폰 촬영
폭발한 연탄난로 내부(왼쪽)와 폭발의 원인이 된 연탄 속 뇌관. 스마트폰 촬영'김용관 씨 제공

"연탄이 폭발했어요."

문경시 점촌1동에 사는 김용관(50) 씨는 며칠 전 자신의 집 연탄보일러에 넣은 연탄이 폭발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며 그 현장을 스마트폰에 담아 12월 30일 본지에 제보해왔다.

김씨는 12월 27일 오후 5시쯤 평상시와 같이 연탄을 갈러 보일러실로 들어갔다가 연탄을 다 갈고 안방으로 들어설 무렵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보일러실에 가득 찼다. 너무 놀란 김씨는 무슨 연유인가 바로 확인하고 싶었지만, 혹시 다시 폭발할 것을 우려해 10분 정도 밖에서 기다렸다가 후속 폭발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다시 보일러실로 들어갔다. 연탄보일러실에는 보일러 뚜껑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조심스럽게 보일러 안을 들여다보니 연탄과 화덕이 폭삭 내려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평소 여러 기계와 전자제품을 잘 수리하던 김 씨는 보일러 내부와 깨진 연탄 조각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연탄구멍 안에 담배 필터 크기의 터진 화약 뇌관이 들어있었다.

탄광과 연탄공장에서 일한 적이 있는 이웃 주민들은 이 뇌관이 탄광에서 사용하는 발파용 뇌관으로, 이것이 연탄공장으로 흘러든 것이 아니겠느냐고 추정했다.

김 씨는 "탄광에서 사용하는 발파용 뇌관의 원래 크기는 모나미 볼펜 정도인데, 폭발하면서 담배 필터 크기의 뇌관만 남은 것 같다"며 "탄광에서 사용하는 뇌관이 어떻게 연탄에 섞여 들어왔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 사람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지만, 다른 연탄은 괜찮을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김 씨의 부인은 "연탄으로 가끔 고기를 구워먹기도 하는데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 씨는 경찰에 신고해 정확한 원인을 알아볼 계획이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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