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교육청, 예비 고3 대상 '수학·과학 프로그램'

"심층면접 걱정 싹∼…공부 의욕은 쑥쑥"

대구시교육청이 겨울방학을 맞아 예비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구시교육청이 겨울방학을 맞아 예비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과학 심층면접 및 논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가운데 9일 영남고에 모인 원화여고, 영남고, 상인고 학생들이 수리 논술 문제를 풀고 있다.

9일 오후 4시 찾은 대구 영남고의 영어전용교실. 영남고, 원화여고, 상인고 학생 15명이 학교별로 나눠 앉아 수리 논술 문제를 푸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들을 지도하는 김학우(원화여고) 교사는 학생들 어깨너머로 풀이 과정을 틈틈이 지켜봤다. 40여 분 뒤 학생들은 적은 답을 서로 비교하고 토론을 벌였다. 교사의 주입식 강의로 이뤄지는 여느 수업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대구시교육청의 '수학'과학 심층 면접 및 논술 프로그램'에 참가한 예비 고3 학생들이 겨울방학 중에도 빠짐없이 나와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에 이어 교육 여건이 수성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지역의 일반계고들로부터 추천받은 예비 고3 학생 166명을 대상으로 시교육청이 운영하고 있다. 학교별로 수학과 과학 심층 면접과 논술 전형에 응시하는 학생이 소수에 그쳐 각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대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은 7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매천고, 운암고, 칠성고, 성서고, 달성고, 대구고, 영남고, 화원고, 영진고, 강동고 등 10개 거점학교에서 운영된다. 수학, 과학 과목 수업을 1회당 4시간씩, 모두 10~12회 진행하는데 수업료는 무료다.

수업에 참여 중인 학생들은 깊이 있는 학습에 대한 갈증을 해결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다.

의대 진학이 목표여서 수학 외에도 화학, 생물 과목을 듣는 영남고 황석준 군은 수업을 듣는 게 즐겁다고 했다. "단순히 계산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응용할지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에요. 학교 수업보다 깊이가 있어 더욱 재미가 있습니다."

원화여고 신영은 양은 대입 준비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수학과 과학 심층 면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부담이 컸어요. 하지만 막상 수업을 들어보니 어렵게만 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볼 만한 승부 같아요."

상인고 윤지현 양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공부 욕심이 더 커졌다고 했다. "다른 학교에서 공부를 잘한다는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다 보니 경쟁심이 생겨요. 지난 수업 때 다른 학생들과 달리 문제를 잘 풀지 못해 마음이 심란했는데 오늘은 제대로 푼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김학우 교사는 상위권 대학 기출 문제를 변형한 것들을 중심으로 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쉽지 않은 문제들인데 곧잘 푸는 학생들을 보니 기특합니다. 수업에 대한 집중도도 높고 이해도 빨라 보람을 느껴요. 입시 대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여름방학 때도 이 프로그램을 운영, 127명의 학생이 수업을 들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에 부응하고 사교육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개인이나 학교별로 운영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을 교육청에서 운영하면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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