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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같이" 한 날 떠난 팔순 노부부…문경 쌍상여 행렬 눈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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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손발이 되고 눈이 되었던 일생

15일 문경시 산북면 내화리에서는 같은 날 함께 숨진 노부부의 쌍상여 행렬이 주민들을 숙연하게 했다. 문경문화원 제공
15일 문경시 산북면 내화리에서는 같은 날 함께 숨진 노부부의 쌍상여 행렬이 주민들을 숙연하게 했다. 문경문화원 제공

15일 오전 9시 문경시 산북면 내화리에서는 한날한시에 숨을 거둔 노부부의 보기 드문 쌍상여 행렬로 유족과 친지, 마을 주민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유족과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발인된 쌍상여는 11일 집 마당에서 나란히 누워 숨진 채 발견된 엄모(82)'김모(79'여) 씨 부부 행렬이었다.

주민들은 이들 부부가 금실이 좋았지만 남편 엄 씨는 거동을 잘하지 못했고, 부인은 앞이 보이질 않아 여생을 불편한 상태로 지내왔다고 한다.

11일 숨진 부부를 최초로 발견한 이웃집 엄모(56) 씨는 "앞이 안 보이는 할머니가 집안일을 보다 아직 눈이 녹지 않은 마당에 미끄러져 쓰러졌고, 거동을 잘 못하는 할아버지는 방으로 들어오지 않는 할머니를 찾으러 나섰다가 쓰러진 할머니를 발견하고 그 충격으로 자신도 옆에 누워 영면한 것 같다"며 "한날 나란히 눈을 감은 것은 홍복(洪福)일 수도 있다"고 애도했다. 경찰이 밝힌 이 부부의 사인은 똑같이 동사(凍死)이다.

주민들은 "교통사고 등으로 한날 돌아가시는 부부는 종종 있으나, 한집 두 어른이 한날 영면해 동시에 장사를 지낸 일은 잘 들어보지 못했다"며 노부부의 특별한 사연에 숙연해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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