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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권 자기앞 수표 다 어디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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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발행 3년만에 교환량 절반으로 '뚝'…발행 안되는 날도 많아

"저 손님 잠깐만요. 수표는 이서를 해주셔야. 아니 못 믿는 게 아니라 원래…." 동네에서 가방 가게를 운영하는 김 씨. 그는 낯선 남자가 가방을 산 뒤 10만원권 자기앞 수표를 내밀자 이서를 부탁했다. 낯선 남자는 잠시 고민을 하다 피자 배달원의 이름을 도용해 이서를 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연쇄 살인을 일삼던 낯선 남자는 꼬리를 잡히게 된다.

만화로 유명세를 탄 뒤 영화로 제작돼 지난해 개봉된 '이웃 사람'에 나오는 장면이다. 만화 '이웃 사람'은 2008년 탄생했다. 만일 '이웃 사람'이 올해 만들어졌다면 시나리오 수정은 불가피하다. 2009년 6월 5만원권이 발행된 뒤 10만원권 자기앞 수표가 생활 속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10만원권 자기앞 수표 교환량(은행에서 현금으로 교환된 양)은 5만원권이 발행된 지 3년여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0년 1천939만3천513장에서 2011년 1천462만2천890장, 지난해 1천15만8천688장으로 급감한 것.

대구의 교환량은 2010년 1천252만569장에서 2011년 962만9천716장, 지난해 642만4천117장으로 2010년 대비 48.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북의 교환량도 687만2천944장→499만3천174장→373만4천571장으로 45.7% 줄어들었다.

10만원권 자기앞 수표 교환량이 급감한 것은 5만원권이 이를 대체했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의 경우 5만원권이 발행되기 전 지점당 하루 200장 정도 10만원권 자기앞 수표가 발행되었지만 요즘에는 한 장도 발행되지 않는 날이 많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5만원권이 발행된 뒤 10만원권 자기앞 수표의 유통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5만원권 발행 물량이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10만원권 자기앞 수표 대체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10만원 자기앞 수표의 상당수가 사업자 간 거래에 사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유통하는 물량은 많지 않다는 것이 금융권의 분석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사업자들의 경우 결제가 간편하고 분실 후에도 현금 손실 우려가 없어 5만원권 발행 후에도 자기앞 수표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개인은 이서를 통해 주민등록번호 등의 정보가 노출되기 때문에 5만원권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 10만원권 자기앞 수표를 보기가 더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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