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땅에 조상의 묘(墓)를 쓰면 자손들이 복을 받고, 나쁜 땅에 묘를 쓰면 재앙(災殃)과 흉사(凶事)가 후손들에게 미친다고 보는 것이 발복론이다. 자손이 번창하고 귀(貴)와 부(富)를 누리는 집을 보면 명당자리에 조상의 유택(幽宅)이 모셔졌거나 현재 살고 있는 집터에 생기가 모여 있다. 아니면 가상(家相'집의 구조)이 잘 맞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손들이 단명을 하거나 우환, 질고(疾苦), 빈곤 등 어려움이 많은 집은 부모나 조상의 묘소가 흉지에 모셔져 있는 경우가 많다. 후손 여러 집에서 불길한 일이 있으면 묘소를 의심하여 보고, 단독으로 나쁜 일이 일어나면 거주하는 집터와 가상을 의심해 보아야 할 것이다. 묘를 쓰고 나서 갑자기 집안이 흥하고 망하는 일들이 생겨나다 보니 옛날이나 지금이나 묘소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발복에는 즉시발복(卽時發福) 및 당대발복(當代發福)과 생전에 확인해 볼 수 없는 후대발복(後代發福)이 있다. 즉시발복은 묘를 이장하거나 장례를 치름과 동시에 복이 일어나는 현상, 당대발복은 장사를 치른 후 3년 또는 30년 단위로 그 효험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정한 시한이 지나면 발복의 효험이 없거나 약한 것으로 본다.
후대발복의 기간은 대개 부모의 묘에서부터 그 효험이 나타나지만 조부모, 증조, 고조, 5대조, 6대조, 10대조 등 비교적 장기적인 발복을 들 수도 있다. 명당에 묘를 쓴 뒤 발복한 예를 보면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자손이 번성하고, 둘째는 부자가 되는 것이고, 셋째는 귀한 것으로 문사(文士)가 되어 높은 벼슬을 하는 것으로 본다. 무덤을 잘 썼다고 해서 모든 후손이 다 잘되는 것은 아니다. 그중 한 집 정도는 불행한 일이 있을 수 있고, 흉지에 모셨더라도 다 나쁜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좋은 땅도 조상과 가장 기(氣)가 잘 통하는 후손이 발복을 많이 받게 되고, 나쁜 땅도 역시 조상과 가장 기가 잘 통하는 후손이 피해를 많이 보게 되는 것이다. 시신이 흉지, 즉 물속에서 썩지도 못한 채 있거나, 쥐, 뱀, 지렁이, 거미, 이름 모를 작은 벌레들이 우글거리고, 나무뿌리가 시신 속으로 들어와 흉측스러운 모습으로 있는 묘소는 시신도 편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유전인자로 인한 친자감응(親子感應)과 동기감응으로 그 자손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곳은 빨리 이장하여 조상께서 편안히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후손 된 도리일 것이다.
진대수(풍수가·수필가(jds36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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