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백일장] 시2-두숫골의 저녁

유정자(김천시 교동)

국수 안반 언저리에 앉아

동갑내기 외삼촌과 노래를 한다

국수꼬리 국수꼬리

투박한 외할머니 손

보릿고개 한풀이하듯

국수 안반 위에서

칼춤을 춘다

쩔은 옷소매 콧물 닦으며

국수꼬리 국수꼬리

2절 노래한다

아궁이 잿불 제 몸 삭일 때쯤

국수꼬리 살짝 올려 부풀면

숯 검댕이 뒤집어쓴

국수꼬리 입에 넣는다

국수꼬리 먹은 놈

저녁밥 없다는 외할머니 말 무서워

코찔찔이 두 놈 얼른

밥상머리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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