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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 이야기] 원예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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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어 원예 치료가 어떤 것인지를 더 알아보자.

요즘 웃음 치료, 동물매개 치료, 미술 치료, 음악 치료 등의 말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필자가 연구하는 화훼나 원예에도 '원예 치료'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번에는 원예 치료 효과를 톡톡히 경험한 사례를 소개할까 한다. 15년 전, 대구 달서구 도원동에서 농장을 할 때 일이다. L씨는 고등학교 선배로 평소 필자에게 관대한 분이었다. 어느 날 위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마친 후 병세가 악화되었다. 임종을 앞둔 어느 날 그는 아파트 발코니에서 복수(腹水)를 받아내며 극한 통증을 참으며 난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얼마 뒤 L씨는 운명했다. 그런데 자제 분이 이런 말을 했다. "도대체 난초가 뭐길래 며칠 뒤 운명할 분이, 또한 그 극심한 고통을 참으며 난실에서 난을 만지며 뼈밖에 없는 몸으로 난초와 이별을 위한 무언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그리고 애장 난에게 '너희를 이제 돌볼 수 없게 되어 미안하구나!'라는 표정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이해가 안 간다"고.

또 다른 사례 하나. 가족의 가출 후유증으로 낙담해 알코올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J씨. J씨는 우연히 춘란을 알게 됐고 그 이후 술을 끊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다. 필자는 J씨의 사례를 한국원예치료협회 세미나 주제로 발표하기도 했다.

어느 날 J씨의 모친께서 "난초가 뭐길래 이런 능력이 있느냐"고 필자에게 물어온 적이 있었다. 고마웠다. 사실 고마운 것은 필자가 아닌 춘란이다. 그렇다. 난초는 다육이나 관엽식물처럼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인간과 유일하게 친구·애인·스승이 될 수 있는 지구 위의 단 하나의 영초(靈草)이다.

물론 화원을 통해 개업이나 축하 시 흔히 주고받는 동양란은 이와 다르다.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물용 동양란은 혼이 없다고들 한다. 그저 '난초류'라는 정도의 의미가 존재할 뿐이라는 얘기이다. 영초라는 말 뜻은 한겨울 북풍한설에도 꽃봉오리를 품고 꿋꿋이 견뎌내어 춘삼월(春三月) 정숙하고 기품 넘치는 꽃을 피워 엄동설한의 인고를 극복해 내고 토해 내는 바로 춘란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예로부터 난의 종주국 중국에서는 춘란을 하나의 마약으로 분류했다. 춘란은 술과 아편, 그리고 도박과 같이 쉽게 끊을 수 없는 것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바로 원예 치료적 효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이대건(난초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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