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또 물었네."
지난 주말. 영하 9℃의 날씨에도 손을 호호 불어가며 이기헌(42) 씨 가족은 송어낚시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 씨의 딸 현지(9) 양은 자신이 던진 낚시에 송어가 물려나오니 마냥 신기해한다. 이 씨의 아들 원진(11) 군도 얼레처럼 생긴 낚시에 줄을 단 견지낚시대를 위아래로 재빨리 움직인다.
이 씨 가족이 낚은 송어가 얼음 바닥에서 이리저리 뒹굴다 몇십 초 만에 금방 얼어 버린다. 이 씨가 은색 금속에 바늘이 달린 루어(가짜 미끼)를 들어 보이며 "이걸로 오늘 8마리나 잡았다"며 즐거워했다. 이 씨의 부인 남경희 씨는 "이렇게 추운 날씨에 낚시를 해본 것은 처음"이라며 "서툰 낚시꾼에게 잡혀준 고마운 송어로 오늘 저녁 맛있는 요리를 하겠다"고 웃었다.
'안동 겨울 이야기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안동 용정교 인근 반변천의 풍경이다. 이달 14일 시작해 최근까지 2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축제장을 다녀갔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이번 축제는 얼음낚시를 비롯해 썰매와 스케이트, 맷돌컬링과 아이스하키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축제는 한 사람의 호기심으로 시작됐다. 몇 해 전 축제를 계획한 강동주(46) 조직위원장이 딸과 함께 반변천 일대를 산책하다 우연히 강이 언 것을 보게 됐다. 그는 그곳에서 스케이트도 타보고 얼음썰매도 타며 신나게 놀았다. '이렇게 좋은 아이템을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고 한다.
결국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축제계획안을 세웠고 지난해 안동영상미디어센터 스토리텔링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당당히 입상했다.
강 위원장은 "평소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일에 도전하길 즐긴다"며 "이번 축제를 계획하면서 꼭 성공한다는 생각은 갖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 놀랐다"고 했다. 그는 "큰 규모의 축제는 아니지만 2주 동안 평일에는 1천 명, 주말에는 5천 명이 이곳을 찾았다"며 "안동으로 오는 교통편이 좋아 청주와 구미, 울산 등 여러 지역에서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화천의 산천어축제를 뛰어넘는 최고의 겨울 축제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이 축제는 31일까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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