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시2-갱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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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혜 (대구 수성구 신매동)

괘종시계소리와 같은

새벽 닭울음 소리에 일어나

삐거덕거리는 정지문을 열고

어머니는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

 

아침식전 땔감을 하러가는

어버지를 위해

파랗게 별빛이 쏟아지는 시린 새벽

살얼음이 사르르 얼은 김치

숭숭 썰어 멸치 몇 마리, 식은 밥 덩어리

무쇠 솥에 넣어

갱죽을 끓이고 있었다

나는 캄캄한 새벽 정지문 틈새로

빨갛게 새어나오는 그 불빛이

너무 좋았다

그 불빛을 보면 집이 환하게

피어나는 것 같았다

옷깃을 여미는 칼날 같은 바람

꼭꼭 닫은 정지문 틈새로 새어나오는

불빛은

빨갛게 얼은 어머니 시린 손이었다

푸른 청솔가지에서 뿜어 나오는 매캐한 연기

매운 시집살이 눈물 콧물 앞치마로 훔치며

아침을 따뜻하게 지피고 있었다

※지난주 선정되신 분은 유영은(대구 달서구 본리동) 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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