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자 허리가 되고 싶다" 예비 불펜들의 '괌 드림'

"정현욱 떠난 자리 입성" 심창민 불펜 합류 1순위…이현동 신용운 등

전지훈련지 괌의 수영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삼성 선수들. 주로 체력훈련이 이뤄지는 괌에서 삼성은 3일 훈련, 1일 휴식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전지훈련지 괌의 수영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삼성 선수들. 주로 체력훈련이 이뤄지는 괌에서 삼성은 3일 훈련, 1일 휴식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허리를 굳건히 지켰던 투수들이 줄이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불펜 약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불펜 입성을 노리는 투수들에게 전지훈련지 괌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 시즌 뒤 '맏형' 정현욱이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여기에 사이드암 권오준도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사실상 내년을 기약하는 상황이다. 덧붙여 지난해 말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안지만도 시즌 초반 합류가 불투명해졌다. 로드리게스, 벤덴헐크 등 새로운 두 외국인 투수의 합류에다 장원삼'윤성환'배영수 등으로 이어지는 선발라인이 올해도 막강한 힘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 신분을 얻는 마무리 오승환이 여전히 건재하지만 '지키는 야구'의 핵심 멤버들이 대거 빠진 탓에 삼성 마운드의 짜임새는 지난 시즌보다 헐거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의 이번 전지훈련의 최대 목표는 불펜 대체요원 수급에 맞춰져 있다. 한창 체력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괌에서 삼성이 내건 새로운 불펜 '모집 공고'에 새 얼굴들이 대거 지원서를 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1군 무대를 밟으며 차세대 마운드의 핵심으로 주목받은 심창민을 올 시즌 불펜의 키로 보고 있다. 지난해 처음 1군 마운드를 밟아 담대한 승부근성과 시속 140km대 중반의 움직임이 심한 직구를 앞세워 깜짝 활약을 펼친 심창민은 전지훈련서 체력을 기른 뒤 좀 더 많은 경험을 쌓아 구단의 기대에 부응할 태세다.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린 이현동'김현우'김기태'최원제'신용운'백정현'이승우 등도 괌을 기회의 땅으로 삼아 반드시 1군 진입을 노리겠다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광주일고 출신으로 1학년 때부터 마운드에 오를 만큼 뛰어난 재능을 가졌으나 어깨부상 탓에 아직 팬들 앞에 서지 못한 이현동은 꾸준한 재활로 몸 상태가 좋아져 화려한 데뷔를 꿈꾸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를 통해 올 시즌 활약 가능성을 내비친 이현동은 이번 전지훈련 캠프서 하체 밸런스와 컨트롤 향상에 초점을 맞춰 올 시즌 불펜 입성을 노리고 있다.

신용운도 삼성트레이닝센터의 도움을 받아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서른을 앞둔 적잖은 나이에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로 힘겨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상무에서 전역한 김현우와 오랜 기간 유망주로 머물러 있는 김기태, 최원제 등도 묵묵히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정현욱의 보상선수로 LG에서 건너온 좌완 이승우도 백정현과 함께 권혁이 홀로 버티는 왼손 불펜 자리 꿰차기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이번 스프링캠프에 참가선수 65명 중 투수를 24명이나 포함시켰다. 괌에서 체력을 다진 뒤 6일 오키나와로 넘어가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 송삼봉 단장은 "정현욱의 공백으로 생긴 불펜 한 자리가 그동안 1군 진입을 노렸던 후보 선수에겐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며 "이들 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전지훈련의 열기를 데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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