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교 칼럼] 내가 먼저

'내가 먼저' 정신으로 삶이 달라진 60대 남자가 있다. 그는 성경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는 말을 깊이 묵상하면서 '어떻게 하면 빛으로 살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고 한다. 먼저 인간관계 속에서 답답한 것이 왜 풀리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내가 먼저'라는 말에 착안했다. 무슨 일이든 마음이 쓰이고 힘이 들어야 하는 일은 '내가 먼저' 정신으로 하고, 배려할 때는 '네가 먼저' 자세로 살아보려고 마음먹었다.

지하철에 앉아 있다가 마침 할머니가 보여서 벌떡 일어나 내가 먼저 자리를 내줬다. 고마워하는 할머니의 환한 미소를 보며 '빛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다. 서로 오해가 있어 오랫동안 소식을 끊었던 친구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더니 의외로 반갑게 응해 주어서 마음이 다 풀렸다. 과거에는 아는 이들이 먼저 인사하지 않으면 속이 상했는데 이제는 얼굴 보면 먼저 이름 부르며 인사를 건네니 모두가 웃게 된 경험도 이야기했다. 인간관계가 의외로 쉽게 풀리고 따뜻한 마음이 생기는 것을 느꼈다. 이 남자는 '아하! 이렇게 살면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환하게 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가정에서도 집안이 더러워져 있으면 '내가 먼저' 정신을 발휘해, 빗자루를 들었다. 아이들에게도 먼저 말을 걸게 되니, 대화도 수월하고 유머가 꽃피는 화목한 분위기가 되었다.

설 명절을 맞이하게 되면 다양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내가 먼저'의 태도로 인사하고, 손내밀고, 대접하고, 화해하고, 대화를 시도하면 주변이 환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성경에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7:12)는 말씀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때 더 놀라운 효과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비단 종교를 떠나, 대대수의 국민이 이런 마음으로 살아갈 때, 국민 행복지수도 높아지리라 확신한다.

황용대 대구성삼교회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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