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노원동 삼영초등학교의 올해 신입생은 모두 10명. 작년보다 5명이 줄었다. 주변에 사는 주민이 떠나고, 인근 팔달시장 옆 단독주택지구가 철거되면서 신입생 수는 수년 새 꾸준히 감소했다. 신입생 수는 10년 전의 5분의 1로 줄었고, 올해 처음으로 전교생(95명)이 100명 아래로 떨어졌다. 6학년(2개 반)을 제외하면 1~5학년 모두 겨우 1개 학급씩 꾸렸다. 이렇다 보니 올해 들어온 1학년은 '귀하디 귀한' 신입생이 아닐 수 없다. 전교생과 교사들은 4일 교내 체육관에서 입학식을 열고, 신입생들 머리에 직접 만든 왕관을 씌어주며 환영했다. 이명환 교장은 "학생 수가 적어 장점도 있지만,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대구 초등학교가 4일 일제히 입학식을 하고 새 학기를 시작한 가운데 신입생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은 학교마다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학생 수가 적은 곳은 교실이 남거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운 반면 학생이 넘치는 곳은 학급 당 인원수가 기준(25, 26명)을 넘는 '콩나물 교실'이거나 교실 수가 태부족하다.
대구의 학령인구는 저출산 영향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어 왔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2013학년도 취학아동 수는 2만91명으로 2003학년도 3만4천991명에 비해 급격하게 줄었다. 정주 인구가 적은 도심 공동화 지역, 농촌 지역 초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동구 백안동의 공산초교는 올해 신입생이 7명이다. 작년 신입생 16명의 절반도 안 된다. 전교생은 지난해 95명에서 올해 79명이 됐다. 중구 수창동의 수창초교도 올해 신입생이 12명으로 작년보다 5명 줄었다. 개교(1907년) 100년이 넘는 전통이 무색할 정도로 이제는 학교가 너무 초라하게 느껴진다. 수창초교 측은 "학부모 참여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어렵고, 다양한 동아리 개설도 힘들다"고 했다.
삼영초교 측은 "작년까지 하루 8시간이던 보건교사 근무시간이 올해부터 3시간으로 줄었고, 작년에 주 5일 오던 원어민영어교사가 올해부터 이웃학교와 묶어 수업하면서 이틀만 오게 됐다"며 "학생 수가 적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신입생이 넘치는 학교들의 고민도 깊다. 올해 대구 초교 전체 218곳 중에서 신입생 수가 가장 많은 북구 침산동의 칠성초교. 아파트 밀집지역인 이곳은 작년보다 10명이 더 많은 246명이 새로 입학했다. 전체 50학급에 전교생이 1천530여 명이다. 같은 북구에 있는 삼영초교와 비교하면 전교생이 16배 많다. 학생이 많다 보니 4일 입학식에는 1학년과 재학생 대표로 6학년만 강당에 모여 치렀다. 학교 측은 "특별교실도 일반교실로 써야 할 정도로 학생 수용 공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학생 수가 지나치게 많으면 학급당 인원이 기준(25, 26명)을 넘을 수밖에 없다. 달서구 상인동 월서초교의 올해 1학년은 7개 학급으로 학급당 평균 인원이 32명이다. 일부 학년은 35명을 넘는 콩나물 교실이다. 학교 관계자는 "개교(2006년) 이후 예상보다 많은 학생이 몰리는 바람에 유휴교실이 하나도 없다. 일반교실이 10개는 더 필요하다"고 했다.
올해 달서구 대천동 월배 신도시에 개교한 한샘초교에도 225명의 신입생이 몰렸다. 한샘초교 측은 "아파트촌이 이웃해있고 신설학교다 보니 학생이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교실 여분도 없고, 학생 수가 너무 많아지면 교육이 소홀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