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와 함께 경북 동해안 어민경제의 한 축을 맡았던 대게 산업이 새끼 대게'암컷 대게(속칭 빵게)의 남획으로'씨가 마르는' 수준까지 악화되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7년 4천817t이었던 대게 어획량이 해를 거듭할수록 급감해 5년 만인 지난해엔 절반 이하인 2천318t까지 거침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처럼 어획량이 절반으로 급감했는데도 판매금액은 2007년 473억여원, 2012년 469억여원으로 5년 전과 큰 차이가 없어 대게 가격이 2배 정도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남획과 어족 자원고갈, 가격 상승의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영덕군 강구수협 강신국 조합장은 "어획량 감소 곡선이 해마다 가팔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완만하게 떨어졌다 다시 오르기도 했는데 최근 몇 년 간은 하락세만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영덕 강구의 대게 음식점들을 찾는 외지인들은 훌쩍 오른 값에 제대로 된 영덕 대게를 맛보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 식당 관계자는 "가격이 비싸니까 '꿩대신 닭'이라고 다른 종류의 게를 끼워 주문하는 것도 예년과는 달라진 풍경"이라고 했다.
하지만 불법 대게 포획'유통은 갈수록 지능화되고 조직화되고 있어 해경'경북도'영덕군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뿌리를 뽑지 못하고 있다. 대게는 포획이 허가된 몸통 크기 9cm에 도달하려면 최소 6, 7년이 걸리며 암컷 대게 한 마리가 평균 5만 개의 알을 품고 있다.
수산 전문가들은 "평생 6번 정도의 산란을 하는 암컷 대게의 수명은 15~20년인 것을 고려할 때 성장과 번식이 다른 어족 자원에 비해 매우 느리다. 이런 추세라면 고갈된 대게 자원이 회복되려면 최소 30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우려했다.
경북도는 어족 자원 고갈을 타개하기 위해 6년 전부터 치게 양식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 수산자원연구소는 몸통 0.5cm 정도의 치게를 키우는 데 성공하기도 했지만 자랄수록 수온'수압, 먹이 문제 등에 부딪혀 대량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 수산연구소 하성찬 소장은 "세계적인 대게 소비국인 일본도 지난 30년 전부터 대게 치게 생산과 양식 연구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해 답답하다"고 밝혔다. 영덕'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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