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샛별과 멘토 세대공감] 대구은행 김근후 부지점장-막내행원 이지은 씨

근무환경 낯설지만 학업병행 전문성 갖춰야죠

이지은 씨(사진 왼쪽) 대구은행 김금후 부지점장
이지은 씨(사진 왼쪽) 대구은행 김금후 부지점장
김근후 부지점장과 이지은 행원이 나란히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 멘토-멘티로 엮인 김근후 부지점장과 이지은 행원은 사이 좋은 부녀지간을 연상시킨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김근후 부지점장과 이지은 행원이 나란히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 멘토-멘티로 엮인 김근후 부지점장과 이지은 행원은 사이 좋은 부녀지간을 연상시킨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베이비부머 세대인 김근후(50) 씨와 올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Y세대 이지은(19'여) 씨. 세대와 성별이 다른 이들을 하나로 엮어주는 고리는 바로 대구은행이다. 대구 봉산동지점에서 부지점장과 막내 행원으로 근무를 하고 있는 이들은 직장이 아니었으면 서로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을 것이다. 베이비부머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산업 역군이다. 끼니를 걱정해야 할 만큼 가난했던 시기, 이들은 주린 배를 잡고 맨몸으로 경제 부흥을 일궈냈다. 하지만 이들도 세월을 비켜가진 못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산업 현장을 지키던 베이비부머들이 하나 둘 은퇴를 하고 있다. 직장생활의 황혼기를 맞은 베이비부머 세대와 이제 갓 직장에 발을 들인 신세대가 만나 직장생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구은행에 몸을 담게 된 계기

▷김근후(이하 김)=전자계산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대학 다닐 때 금융맨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학사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뒤 취직자리를 알아볼 당시(1990년) 대구은행이 금융전산화를 위한 온라인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프로그래머를 대거 채용했다. 채용 공고를 보고 원서를 낸 것이 계기가 됐다. 전산부에 근무하다 1996년 자원해서 영업점으로 나왔다. 은행에 오래 근무를 할 요량이라면 은행 업무를 두루 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지은(이하 이)=저도 부지점장님처럼 예기치 않게 대구은행에 들어왔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취직이 아니라 대학 진학이 목표였다. 운동을 좋아해서 관련 학과를 졸업한 후 경찰이나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합기도를 배우다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꿈을 접었다. 당시 상황이 너무 절망적이어서 자포자기했다. 그런데 평소 저를 유심히 지켜보시던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대구은행에 입사하게 됐다.

◆자신이 생각하는 고객 응대의 기본은

▷김=고객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기본이다. 금융 상품이라면 일단 어렵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많다. 고객들은 자신이 모르는 금융 상품에는 가입을 하지 않는다. 은행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이 찾아온다. 이들에게 맞는 설명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한번 찾아온 고객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억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진정성을 갖고 고객을 기억하면 고객들이 화답을 해준다.

▷이=웃는 얼굴과 활기찬 목소리로 고객을 맞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이 즐거운 기분으로 돌아가야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금융 업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상품 내용이나 관련 규정 등을 잘 알고 있어야 고객 응대를 잘할 수 있다. 따라서 늘 공부하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고객 불만에 대처하는 방법은

▷김=고객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것이 해법이다. 불만을 많이 가진 고객일수록 귀를 더 잘 귀울여야 한다. 고객이 불만을 토로할 때는 이유가 있다. 열심히 듣고 원인을 파악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자신에게 더 엄격해져야 한다. 업무와 관련된 지식을 꼼꼼히 숙지하고 고객 응대 태도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해서 세세한 내용까지 제대로 안내를 해주면 고객 불만을 줄일 수 있고 까다로운 고객도 만족시킬 수 있다.

◆지점 근무를 하면서 어려운 점은

▷김=실적 부분이 가장 큰 스트레스다. 반면 직원들과 의기투합해 실적을 달성했을 때 보람을 느낀다. 실적은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실적은 영업 직원의 고충이자 보람이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이=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인문계 고등학교 출신이라 은행에서 사용하는 용어 자체도 생소했다. 지금도 퇴근 후 집에 가서 공부를 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다. 보험상담사 등 자격증도 따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공부는 계속해야 한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새로운 것을 알아 가는 재미에 즐겁게 하고 있다.

◆금융인이 갖추어야 할 자질은

▷김=전문성과 시대 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할 줄 아는 대응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성실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영업점에 나온 이후 보험 관련 자격증뿐 아니라 펀드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등의 자격증도 취득했다. 은행에서 보험상품, 투자상품 등을 판매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자격증이다. 매일 아침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조간신문을 꼼꼼히 읽는다. 고객 응대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경제 흐름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올바른 생각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금융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금융인이 탐욕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 자질이다. 이를 위해 야간 대학에 진학해서 금융 관련 공부를 할 생각이다. 사실 올해 지역 모 대학 경제통상학부 야간에 합격을 했다. 하지만 업무가 서툰 상황에서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아 등록을 포기했다. 일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대학에 진학해 지식과 사고의 폭을 더 넓힐 계획이다.

◆선배가 보는 요즘 후배, 후배가 보는 요즘 선배 모습

▷김="요즘 후배들 우리 때와 다르다"는 말은 내가 신입 행원 때에도 자주 듣던 말이다. 책임자가 되어 요즘 들어오는 후배들을 보면 우리 세대와 많이 다르다는 점을 실감한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솔직한 것은 우리 세대가 갖지 못한 장점이다. 하지만 끈기가 부족하고 나약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는 능력도 미흡하다.

▷이=선배들이 시키는 일은 토 달지 말고 해야 한다는 직장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다. 관심이 있기 때문에 일을 시키는 것이라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배들 앞에서 솔직한 감정을 내비치는 것이 아직은 어렵다.

◆직업이 주는 의미는

▷김=개인적 성취감을 가져다 주는 존재다. 그리고 부양할 가족이 있는 가장에게 직업은 가족의 행복을 담보해 주는 수단이다.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직장 생활은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열정을 갖는 것이다. 열정이 없으면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이=그동안 학생이라는 이유로 책임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제가 잘못을 해도 학생이라는 이유로 용서를 받거나 누군가 대신 책임을 져주었다. 하지만 직업을 가지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직업은 제 자신에게 책임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존재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김근후

1963년 10월 대구 출생

1986년 계명대학교 전자계산학과 졸업

1990년 9월 대구은행 입행

1991년 10월 종합온라인개발 유공표창

1996년 계명지점 대리

2001년 10월 지산2동지점 과장

2002년 9월 신천동지점 차장

2004년 1월 검사부 검사역

2010'2011년 영업점 FA성과 우수직원 표창

2012년 1월 봉산동지점 부지점장

◆이지은

1994년 3월 대구 출생

2013년 2월 대구남산고등학교 졸업

2012년 12월 대구은행 입행

증권'부동산'파생상품'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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