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메의 구조/나이토 아사오 지음/고지연 옮김/한얼미디어 펴냄
학교폭력과 왕따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피해자의 등교 거부는 예사로운 일이 되었고, '죽음'으로까지 모는 일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이 되풀이될 때마다 경찰을 투입하고 상담사를 배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산을 떨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상당수 아이들은 이유 없는 괴롭힘에,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한다는 외로움에 떨고 있다.
일본 최고의 이지메 연구자로 이지메학(學)을 정립한 저자는 이 책에서 이지메에 관한 분석을 통하여 왜 이지메가 발생하는지 그 원인과 구조를 찾아내고 있다. 저자는 학교폭력이 만연하는 이유에 대해 '학교적인' 독특한 자기들만의 폐쇄적인 소사회의 질서와 메커니즘에서 이유를 찾는다. 학생들의 소사회를 조금만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북한의 독재체제나 과거 태평양전쟁에서의 일본 이상으로, 생활 곳곳에 침투하여 영혼까지 노예화하는 음산한 '질서'가 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것. 거기에는 자살한 아이의 부모에게 진실을 전하는 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 저들만의 '규칙'이 있다. 가해학생들은 자신들이 '학교적인' 공간 안에 있다고 느끼는 한 자기들 나름의 '학교적인' 집단의 생활방식을 당당하게 일관한다.
저자는 그들이 그런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은 시민사회의 논리에 둘러싸여 더 이상 '학교적인' 생존방식이 통용되지 않음을 실감했을 때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경찰'을 학교에 투입하는 것과 '학교법'이 아닌 일반 시민사회와 같은 기준으로 법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급제도를 폐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더 이상 폐쇄적이지 않은 '자유로운 사회'원리에 근거한 새로운 교육정책을 제안한다. 264쪽, 1만3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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