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북 위협, 국민 불안 덜려면 냉정해져야

북의 위협이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다. 남북 통신선 단절에 이어 포병부대에 1호 전투태세를 명령하더니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길을 막았다. 북은 전쟁이 일어나겠는가 말겠는가가 아니라 오늘 아니면 내일 전쟁이라는 식의 협박을 이어가고 있다. 소형화'경량화'다종화된 우리 식의 첨단 핵 타격 수단으로 짓부숴 버리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급기야 영변 핵원자로도 재가동한다고 밝히고 나섰다. 최근에는 미국 괌까지 사정권에 들 수 있는 무수단 탄도미사일을 열차에 실어 동해 쪽으로 이동시키는 모습이 목격됐다. 추가로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자고 나면 새로운 위협을 내놓고 있는 것이 지금 북한의 실상이다.

북의 이러한 위협에 우리의 대응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한 치의 주저함이 없다. 미군 B-52 폭격기, B-2 스텔스 폭격기의 한반도 훈련이 여과 없이 신문 지상에 오르내리더니 개성공단 인질 사태가 벌어지면 군사작전도 벌이겠다는 말이 나왔다. 이어 전면전이 발생하면 5일 이내에 북 전력의 70%를 괴멸시킬 것이라며 전쟁 불사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주한 미군이 유사시 북한 내 핵시설을 장악하는 임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만들었다는 언론 보도도 더해졌다. 북은 핵실험 이후 줄곧 남을 위협하고 남은 똑같이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의 실질적인 위협에 대해 대응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입으로 떠들고 과시해서 해결될 일만은 아니다. 서로를 위협하는 언사나 행동이 지속될수록 그 불안을 떠안고 살아야 하는 것은 국민이다.

이 와중에 탈북자가 연평도에 어부로 취업한 후 2주 만에 북방한계선을 넘어 월북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남과 북의 긴장이 고조된 시기에, 군사적으로 가장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연평도에서 있어선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남북이 지금처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접전 지역에서의 군의 감시망이 여전히 뚫려 있었다니 허탈하기까지 하다.

이제 말은 아끼고 내실은 다져야 할 때다. 화려한 군사력을 과시해 북 도발을 억제하려 들면서 북으로 넘어가는 어선 하나 잡아내지 못한다면 군의 철통 대비는 헛구호에 그친다. 북의 위협 때마다 덩달아 춤출 것이 아니라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 스스로 안전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자면 조용히 국가 안보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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