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의 눈] 엄마 혼자 세 자녀 키우다 화재…불 끈 소방관들 '복구의 온정'

경주소방서 용황119안전센터

소방대원들이 불을 끈 아파트 화재 현장을 다시 찾아 복구의 손길을 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경주소방서 용황119 안전센터(센터장 김경호)와 현곡면 의용소방대(대장 백노성) 대원 30명이 이달 1일 경주시 현곡면 금장리에 있는 S아파트를 다시 방문했다. 지난달 16일 오전 화재가 났던 곳이다. 이날의 화재는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한 시간 만에 진화되었으나, 집안에 있는 모든 가재 도구가 타 버려 4t가량의 쓰레기로 변해 버렸다.

졸지에 보금자리를 잃어 경황이 없었겠지만 화재 발생 후 며칠이 지나도 정리가 안 돼 있었다. 이유인즉, 엄마 혼자 세 자녀를 키우느라 쉬지 못하고 회사에 다녀야 했고 짐을 치울 때 도와줄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딱한 사연을 전해 들은 소방대원들이 휴무를 이용해 찾아 팔을 걷어붙인 것.

이날 소방대원들은 하루 종일 잿더미가 된 가구 및 살림살이를 집 밖으로 끌어내고 청소를 했으며 내부 정리까지 돕는 등 세심한 정성을 기울였다.

이를 지켜본 이웃 주민들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는 것은 물론 딱한 사정을 듣고 피해복구와 정리까지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감격했다.

피해 주민은 "혼자 정리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아 눈물만 흘렸는데 너무 미안하고 고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복구에 동참한 최석문 소방대원은 "지역사회이다 보니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되었고 너나없이 돕자는 대원들의 뜻이 하나가 되어 이렇게 오게 되었다. 시간과 여건이 허락된다면 이런 보람 있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도형 시민기자 sk8049797@empas.com

멘토'이석수기자 s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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