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각심 가져야 할 사제 총기 '묻지마 범죄'

길 가는 시민에게 사제 총기를 난사한 '묻지마 범죄'가 대구에서 발생했다. 15일 남구 대명동 한 여고 앞에서 30대 남성이 여대생에게 납 총알을 여러 차례 발사하고 경찰에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하다 붙잡혔다. 범행 동기 등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대낮 도심에서 사제 총기를 동원한 범죄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피해자의 턱 밑 부분에 납 총알이 스치면서 가벼운 찰과상을 입는 데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에 위해를 가할 목적으로 사제 총기를 난사한 행위는 크게 우려할 부분이다. 더욱이 무고한 시민 누구나 영문도 모른 채 이 같은 범행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악할 일이다. 만일 범행에 쓰인 총기가 장난감을 개조한 어설픈 사제 총기가 아니라 진짜 총기였다면 어떤 충격과 파장을 몰고 올 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범행에 쓰인 총기는 시중에서 파는 비비탄용 플라스틱 권총을 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맞는 부위 등에 따라서는 충분히 살상 위력을 가진 납 총알을 장전했다는 점에서 총기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에 충분하다. 앞서 지난 3월 초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주한 미군의 비비탄 난사 사건이나 12일 서울에서 50대 남성이 출처를 알 수 없는 권총으로 자살한 사건 등으로 미뤄볼 때 우리 사회가 총기 사건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아무리 장난감 총기라 하더라도 개조 여하에 따라 살상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총포 관리 체계에 대한 재점검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법으로 엄격히 규제하는 엽총'공기총과 달리 개조한 사제 총기는 막을 방도조차 없는 현실이다. 무엇보다 갈수록 총기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국은 총기 관리 등 제도적 허점은 없는지 철저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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