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화를 통해 마음 나누는 것, 가족사랑의 시작 입니다"

'가족사랑 토론 어울마당' 학생·학부모 600여명 참석

25일 대구고 강당에서 열린
25일 대구고 강당에서 열린 '2013 가족사랑 토론 어울마당'에 참가한 가족들이 '우리 시대의 가족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원탁 토론을 펼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구시교육청은 25일 오후 2시쯤 대구고등학교 강당에서 초'중'고교생과 학부모 등 6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가족사랑 토론 어울마당'을 열었다. 원탁 40여 개마다 둘러앉은 학부모와 학생 10여 명은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 시대의 가족을 말하다'는 주제로 토론을 했다.

시부모와 남편, 두 딸과 아들 등 3대가 함께 참가한 이정숙(46'여) 씨는 "부모 세대들이 학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는 등 어렵게 공부한 것에 비해 요즘 아이들은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접할 수 있기에 감사해야 한다고 하면 자녀들은 짜증을 낸다. 엄마가 해준 것이 뭐가 있느냐고 하면서 부모의 마음을 몰라줄 때 섭섭하다"고 말했다.

서일선(44'여) 씨는 "서로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지만 좋다거나 싫다거나하는 감정 표현과 스킨십 같은 애정표현을 자주 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성광고의 박지훈 군은 "학원이 끝나고 집에 오면 서로 바빠서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가족들은 서로 아끼는 마음을 표현하고 자신의 꿈에 당당한 모습에 기뻤다고 했다. 이은정(44'여) 씨는 초등학교 6학년'2학년생인 아들 김민성'민준 군이 애정표현을 잘해주고 남을 배려하는 모습에 흐뭇해했다. 이 씨는 "엄마를 실망시킬까 걱정된다는 아들의 말을 듣고 전혀 실망한 적이 없고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위로를 했다"고 했다.

이종순(75'여) 씨는 아들 가족이 자주 찾아주는 것이 반갑다고 털어놨다. 이 씨는 "늙은이가 따라가면 괜히 짐이 된다며 아들 가족끼리 갈 것을 권하지만 큰 차로 바꿔서라도 꼭 함께 여행을 한다"고 했다. 아들 김용환(49) 씨는 "함께 나들이를 가는 것은 물론 아침'저녁으로 부모님을 찾는 것은 자식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커가는 자녀들이 이런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고 배우기를 바란다"고 했다.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김희수(동문고 1학년) 양은 이날 즉석에서 작곡을 해 가사를 붙여 노래를 불렀다. 어머니 김은숙(47) 씨가 공부를 잘하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딸은 음악을 하고 싶어하기에 5분 만에 작곡해보라고 했던 것. 김 씨는 "보수적인 편이라 딸의 꿈에 반대를 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당당한 모습이 대견하다"고 했다.

부모와 자녀들은 평소 하지 못했던 말을 털어놓으며 소통했다. 이대곤(49) 씨는 "말하다가 안 되면 연장자라는 이유로 아들의 의견을 누르는 등 고등학생인 아들과의 의사소통에 자신이 없었다"며 "앞으로 대화로 풀어갈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아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아들 진영(대구고 2년) 군은 "그동안 부모에게 투정을 많이 부리고 억지를 쓰는 등 차분한 말보다는 감정적으로 가족을 대했던 것 같다"고 했다.

원탁토론이 마무리된 뒤에는 가족끼리 모여 8절지 색종이에 저마다 가족에 대한 생각과 토론에 참가한 소감을 적었다. 삼행시와 노랫말 개사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 소통 방안이 제시됐다.

나승일 교육부 차관은 "부모들은 아이들이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일을 지지하고, 자녀들은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가족은 조금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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