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맘대로 근무' 공익요원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여대생 살해범 계기 복무 행태 도마에

대구 여대생 피살 사건의 피의자 조명훈(24) 씨가 대구도시철도공사에서 복무하던 공익근무요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 씨가 어떻게 강력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는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공익근무요원이었던 조 씨가 범죄 행각을 이어가면서도 이렇다 할 제재가 없었던 탓이다. 조 씨가 근무했던 대구도시철도공사와 대구지방병무청도 이와 관련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성폭력 전과를 아무도 몰랐나=조 씨는 지난해 8월 27일부터 대구도시철도 1호선 방촌역에서 승강장 안전계도요원으로 공익근무를 해왔다. 하지만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조 씨의 과거 범죄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조 씨는 2011년 4월 울산 중구에서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80시간,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명령 3년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개인 정보 등을 이유로 군 복무 자원을 배치하는 대구지방병무청이 알려주지 않은 탓이라는 것이다.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369명의 공익근무요원 중 전과자는 14명. 모두 단순 폭력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조 씨처럼 성폭력 관련 전과가 있더라도 본인이 실토하지 않는 이상 알아낼 방법이 없다는 게 대구도시철도공사 측 입장이다.

대구지방병무청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대구지방병무청은 전과자가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는 경우 기초자치단체나 도시철도와 같은 유관기관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1년 6개월 이상 교도소에서 복역한 경우 면제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 씨의 경우 교육시설이나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하지 못하고 대구도시철도공사로 간 것으로 보인다는 게 대구지방병무청의 설명이다.

대구지방병무청 관계자는 "전과가 있는 공익근무요원의 자세한 범죄 사실은 사회복무과에서만 알고 있다. 개인 정보 등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라며 "이 때문에 전과가 있는 이들을 배치할 때 지자체에 몰릴 수 있다. 제어하는 직원 수도 많고 공익근무요원 단독으로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 씨, 어떻게 근무했기에=조 씨는 이곳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한 뒤 개인적으로 대구시내 모처에서 주차관리원으로 일하면서 생활비를 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공익근무요원들은 겸직허가를 받아 퇴근 후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조 씨는 겸직허가 신청을 하지 않은 채 일을 해왔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현재 369명의 공익근무요원 중 30명 정도가 겸직허가를 받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조 씨는 신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조 씨는 또 여대생의 시신을 유기한 이튿날인 지난달 27일에는 감기 몸살을 이유로 병가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병가는 전화 한 통으로 끝났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조 씨는 28일에는 출근했지만 29일과 30일 또다시 감기 몸살을 이유로 병가를 냈다. 31일에는 2시간 늦게 출근했고 이달 1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여대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이후에도 술집을 드나들며 유흥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전화로 병가를 받아주는 것은 안 되지만 아플 때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또 공익근무요원들의 허술한 근무 양태에 대해 딱히 강제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도 문제"라고 했다. 공익근무요원들은 전체 복무 기간 중 30일까지는 병가를 낼 수 있다. 30일까지는 복무 기간에 포함하지 않는다. 다만 30일을 넘어설 경우 복무 기간이 연장된다. 조 씨의 경우 지금까지 병가로 54일을 썼다. 조 씨는 내년 7월이 제대 예정일이지만 그동안 병가 일수로 24일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으로 복무했더라도 8월 제대였던 셈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며 대구의 '첫 여성 단체장'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의 경제적 문제를 해...
이달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넘어서며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중동 전쟁의 여파로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있어 1,500...
경기 남양주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40대 남성 A씨가 의식 불명 상태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지연되고 있으며, A씨는 범행 후 전자발찌...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폭격으로 중동 전쟁이 발발한 가운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살해하겠다고 공언했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