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대생 납치 용의자 자살…"억울하다" 유서

공개수배된 여대생 납치사건 용의자가 "주범으로 몰려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10일 오후 2시 30분께 전남 순천시 석현동 모 문중 누각 주변 소나무에서 정모(24)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경찰관이 발견했다.

경찰은 "(정씨가) 선산 주변에 나타날 수 있다"는 가족의 말을 듣고 이날 선산 일대에서 수색 작업을 벌였다.

현장에서는 "부모, 누나, 피해자 등에게 미안하다"며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쇼핑용 종이백 3면에 쓴 자필 메모도 발견됐다.

정씨는 이 메모에서 상세한 범행과정을 적어놓고 "나는 주범이 아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후 검거된 공범(23·구속)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정씨가 범행을 주도했다"고 주장해왔다.

숨진 정씨의 손목에는 흉기 등으로 자해한 것으로 보이는 흔적도 있었다.

정씨는 우울증으로 과거에도 자살 기도를 한 적이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시신 부패 상태 등으로 미뤄 정씨가 범행 후 심리적인 부담 등을 못 이겨 3~4일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가릴 방침이다.

정씨는 이미 검거된 또 다른 정모(23·구속)씨와 함께 지난 5일 오후 9시께 순천 한 초등학교 앞에서 여대생(23)을 차량으로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대생은 7시간여 만인 이튿날 오전 3시 5분께 순천 모 공원 앞에서 화장실로 피신, 달아났다.

정씨 등은 피해 여대생이 경찰 조사를 받는 사이 피해자의 원룸에 침입, 현금 2천300여만원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숨진 정씨 동창의 여자친구로 평소 아는 사이였다.

경찰은 대담하게 지인을 납치한 점 등 석연치 않은 정황을 수사하기 위해 정씨를 특수강도 혐의로 공개수배하고 수배 전단 등을 배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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